동원 합병은 무난...관건은 주식매수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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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기자 다음주 동원산업 합병을 앞두고 임시주총이 열리죠. 먼저 동원산업이 누구랑, 왜 합병을 하려는 건지 짚어주시죠.
[기자]동원산업은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합니다. 동원산업이 남아 통합 지주회사로 올라서고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소멸합니다. 동원은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가 개편되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증손회사 지분 100%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도 덜어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번 합병을 완료하면 동원산업이 자금력 앞세워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펼칠 수가 있어서 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합병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됐지 않았습니까? 왜 그런겁니까? [기자]
최신 실적을 반영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주총회를 열기 전에 2분기 실적이 나왔고 이를 증권신고서에 반영하기 위해 일정이 좀 밀렸습니다. 따라서 당초 8월 30일 주총이 다음주 14일로 연기됐고, 이후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려 최종 합병기일은 10월 1일에서 11월 1일로 변경됐습니다.
[앵커]동원산업 합병에 주주들 반대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주총에서 안건 통과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합병비율 산정이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있었죠. 지금도 합병 반대에 대한 목소리가 있긴 한데 주총에서 나올 안건은 통과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대주주 지분이 높기 때문인데요. 동원산업 지분구조를 보면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60%가 넘고,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지분율이 63.3%에 달해 찬성표 확보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얼마나 행사할 것인지, 이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식매수청구권이 얼마나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동원산업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로 700억원을 잡아 놨습니다. 동원산업은 이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주들은 9월 13일까지 반대의사를 통지하면 14일 주총 이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 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 어찌 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700억 원이 넘어가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합병에 차질이 생기는 건가요?
[기자]
과거 사례를 보면 주식매수청구권이 몰려 합병에 차질이 발생한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지난 2019년에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툴젠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 쏟아지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당시 제넥신과 툴젠은 마련했던 매수대금의 2배가 넘는 주식매수청구액이 몰려 고배를 마셨습니다.
다만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동원이 1차로 제시한 한도 700억 원이 넘어가면 이사회 논의 거쳐야 해 합병이 추가로 지연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금을 2천억원 정도 가지고 있어 이걸 다 쓸 수는 없겠지만 돈을 더 써서라도 방법을 마련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결국 그걸 결정하는 요인은 현재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차이가 얼마가 될지가 되겠네요?
[기자]
동원산업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238,186원인데, 현재 주가가 이보다 낮습니다. 22만4천원 수준이고 5% 정도 차이가 납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차익이 나기는 하는데, 세금과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현재 주가와 차이가 없을 수도 있어 실익이 낮습니다. 이게 장외거래로 분류되기 때문에 개인 주주들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거든요. 차익에 대해 과세하니까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제 수익은 낮아질 수 있겠죠.
[앵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시장에서는 동원산업 합병비율이 대주주에 유리하고 소액주주에 불리하다는 지적을 회사 측이 받아들였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소액주주 의견에 귀를 귀울이는 모습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으로 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겁니다. 또 현재로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증권가 이견은 없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합병 시너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아직 완전히 걷어진 상황이 아니라서 이를 어떻게 보여줄지가 관건입니다. 또 이번 합병이 동원그룹 오너 일가의 승계를 위한 것 이냐는 비판도 여전한데, 이부분도 시장과 소통을 해가면서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