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중국, '버팀목' 수출마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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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 증가율마저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통제와 전력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국내외 악재가 겹쳐 수출 동력이 꺾였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성장률 하락으로 당초 빠르면 2027년께로 예상됐던 미국과의 경제 규모 역전이 2033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난 4월 상하이 봉쇄로 3.9%까지 떨어졌다가 5~7월에는 다시 두자릿수로 회복했다. 이번 수출 둔화는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수요가 약화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으로 가던 수출 주문이 동남아시아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8월 수입은 2355억달러로 0.3%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인 1.1%를 크게 밑돌면서 내수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데이비드 취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과 수입 모두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의 8월 무역 흑자는 79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는 34.1% 늘었다. 하지만 지난 7월 1012억달러보다는 34.6% 감소했다. 달러 유입 감소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위안화 가치 하락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이날 0.37% 상승(위안화 절하)한 1달러당 6.9799위안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은 넘으면 2020년 7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미국과의 갈등에 따른 첨단기술 도입 지연,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재 등은 중국 성장률을 연 0.3~0.6%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시기는 2033년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2030년께 미국을 역전할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이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역전 예상 시점이 2027년까지 앞당겨지기도 했다. 이런 예상은 중국이 2027년 대만 무력 통일에 나설 것이란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중국은 2020년 당시 2035년까지 GDP 2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연평균 4.7% 성장세를 유지하지 않는 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자신이 주재한 공산당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 회의에서 핵심 기술의 난관 돌파를 위한 국가적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가 전략 자원을 최적화해 배치하고, 과학기술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체계적 능력을 대폭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기술자립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동남아로 넘어가는 수출 주문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8월 수출이 3148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1%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2.8%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던 2020년 10월 11.4%를 기로한 이후 지난 3월까지 18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로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이 경제를 지탱해 왔다.지난 4월 상하이 봉쇄로 3.9%까지 떨어졌다가 5~7월에는 다시 두자릿수로 회복했다. 이번 수출 둔화는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수요가 약화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중국으로 가던 수출 주문이 동남아시아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8월 수입은 2355억달러로 0.3%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인 1.1%를 크게 밑돌면서 내수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데이비드 취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과 수입 모두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의 8월 무역 흑자는 79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는 34.1% 늘었다. 하지만 지난 7월 1012억달러보다는 34.6% 감소했다. 달러 유입 감소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위안화 가치 하락세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이날 0.37% 상승(위안화 절하)한 1달러당 6.9799위안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은 넘으면 2020년 7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경제력 미국 역전도 지연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최신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는 4.5%, 2030년대에는 3%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6% 이상을 유지했던 장기 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란 진단이다.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미국과의 갈등에 따른 첨단기술 도입 지연,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재 등은 중국 성장률을 연 0.3~0.6%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시기는 2033년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2030년께 미국을 역전할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이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역전 예상 시점이 2027년까지 앞당겨지기도 했다. 이런 예상은 중국이 2027년 대만 무력 통일에 나설 것이란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중국은 2020년 당시 2035년까지 GDP 2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연평균 4.7% 성장세를 유지하지 않는 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자신이 주재한 공산당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 회의에서 핵심 기술의 난관 돌파를 위한 국가적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가 전략 자원을 최적화해 배치하고, 과학기술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체계적 능력을 대폭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기술자립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