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힘 모아'…태풍 아픔 딛고 수해 복구 구슬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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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지고 도로·둔치 정비 본격화, 군경·자원봉사자 큰 힘
피해 큰 경북에 도움의 손길, "포항·경주 특별재난지역 선포"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부 전역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평온했던 일상을 회복하려는 굳센 의지는 꺾지 못했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태풍이 물러가자마자 '추석 전에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연재해 때마다 어김없이 현장에 뛰어드는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온전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작업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유독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에는 지역을 뛰어넘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태풍이 남긴 깊은 상처가 차츰 아물어가고 있다. ◇ "물 빠졌다"…이제 복구 시작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본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 복구작업이 7일부터 본격화했다.
울산시는 이날 둔치까지 들어찼던 강물이 빠짐에 따라 공무원 등 600여 명과 장비 50여 대를 동원해 피해 지역 정비에 나섰다.
전날 태풍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은 83만5천㎡가 침수됐고, 국가하천 산책로 52.43㎞도 피해를 봤다. 인접한 경남에서도 피해 현장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봉사를 자처한 시민단체와 주민 200여 명과 밀양시 공무원들은 빗자루와 갈고리, 마대를 들고 떠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했다.
창원에서도 이날 오후 창원대로 2.2㎞ 구간, 의창구 하남천 지류 400m 구간, 마산회원구 광려천교 일대에서 정비가 이뤄졌다. 창원시는 전날 군부대 협조로 태풍 이후 차량 통행이 불가했던 도로 정비를 모두 마쳤다.
육군 제39보병사단은 이날 오전부터 장병 430여 명을 동원해 창원, 김해, 함안, 거제 등 도내 12개 시·군에서 토사 보강, 비산물 정리 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군 진해기지사령부도 창원 성산구∼진해구를 잇는 3㎞여 구간 잔해물 정리에 힘을 보탰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월파 피해를 본 부산에서도 부산적십자사 임직원과 봉사원 등 200여 명이 복구를 도왔다.
전남 진도군 고군면에서도 공무원과 농협 직원, 육군 제31사단 등이 태풍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짠물이 농경지까지 들어온 제주지역 농민들은 겨울 채소 새싹의 염분을 씻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제주도는 추석 전까지 환경정비를 마치고,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다른 작물을 심는 데 드는 비용과 농약대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 '우리가 남이가'…포항에 몰려드는 도움의 손길
태풍 힌남노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시에 복구를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해오름동맹 도시인 포항시의 피해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 1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자원봉사단은 울산시자원봉사센터 소속 재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8일 오전 포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시는 성금 1억원도 전달하기로 했다.
안동시도 살수 차량과 지원 인력을 포항에 급파한 데 이어, 권기창 시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수해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해나 산불 등 재해가 났을 때 지자체끼리 서로 돕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자치단체장이 직접 다른 지자체 재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안동시는 2년 전 산불이 났을 때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데 대한 보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큰 수해를 입은 포항지역 주민들이 하루속히 평온한 일상을 되찾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으로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멀리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남도는 자원봉사센터 세탁차와 밥차를 포항 등 경북지역에 지원하고, 자원봉사·의용소방대 인력 130여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태풍 피해가 큰 지역을 도울 수 있는 인력과 물자를 파악해 가급적 명절 전에 신속히 돕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광주지역 자원봉사자들도 수해 복구를 자처했다.
광주시와 자치구 자원봉사센터 봉사자 80여 명은 포항시 오천읍 일대에서 청소와 가재도구 정리를 도울 예정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숙의한 결과 포항 현장에서 일손을 거드는 것으로 아픔을 나누기로 했다"며 "태풍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함께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해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도와 시는 피해가 집중된 남구와 해안가 마을, 하천 제방이 유실된 지역 등에 살수차, 포크레인 등 장비와 인력 1만5천여 명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군인과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들도 유실된 제방을 임시 복구하고 침수 지역 물을 빼내며 복구 작업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아직 집으로 못 간 900명…"신속한 복구의 시간"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제주(윗세오름) 1천59㎜, 경북 경주 447.5㎜, 경북 포항 418.2㎜, 울산 385.5㎜ 등 많은 비가 왔다.
곳곳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900명이 넘는다.
일시 대피자는 3천509세대 4천717명인데 경남이 2천380명으로 가장 많으며 경북 1천47명, 전남 720명, 부산 420명 등이다.
이들 중 아직 공공시설과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머무는 미귀가자는 536세대 914명이다.
태풍에 따른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3명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명피해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망자 9명과 실종자 1명은 포항에서 나왔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침수 2천442.5㏊, 도복(작물 쓰러짐) 1천402.7㏊, 낙과(과일 떨어짐) 1천286.3㏊로 각각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2천329.9ha, 경남 862.4ha, 전남 1천124ha 등에서 피해가 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시와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사유·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비의 일부(약 50∼80%)가 국비로 전환돼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일반 재난지역에서 주어지는 국세 납부 예외, 지방세 감면 등 18가지 혜택 외에 건강보험·전기·통신·도시가스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추가 제공된다. (변우열 오수희 허광무 황봉규 박영서 김솔 김상연 김윤구 이동환 정경재 기자)
/연합뉴스
피해 큰 경북에 도움의 손길, "포항·경주 특별재난지역 선포"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남부 전역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평온했던 일상을 회복하려는 굳센 의지는 꺾지 못했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태풍이 물러가자마자 '추석 전에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연재해 때마다 어김없이 현장에 뛰어드는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온전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작업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유독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에는 지역을 뛰어넘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태풍이 남긴 깊은 상처가 차츰 아물어가고 있다. ◇ "물 빠졌다"…이제 복구 시작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본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 복구작업이 7일부터 본격화했다.
울산시는 이날 둔치까지 들어찼던 강물이 빠짐에 따라 공무원 등 600여 명과 장비 50여 대를 동원해 피해 지역 정비에 나섰다.
전날 태풍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은 83만5천㎡가 침수됐고, 국가하천 산책로 52.43㎞도 피해를 봤다. 인접한 경남에서도 피해 현장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봉사를 자처한 시민단체와 주민 200여 명과 밀양시 공무원들은 빗자루와 갈고리, 마대를 들고 떠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했다.
창원에서도 이날 오후 창원대로 2.2㎞ 구간, 의창구 하남천 지류 400m 구간, 마산회원구 광려천교 일대에서 정비가 이뤄졌다. 창원시는 전날 군부대 협조로 태풍 이후 차량 통행이 불가했던 도로 정비를 모두 마쳤다.
육군 제39보병사단은 이날 오전부터 장병 430여 명을 동원해 창원, 김해, 함안, 거제 등 도내 12개 시·군에서 토사 보강, 비산물 정리 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군 진해기지사령부도 창원 성산구∼진해구를 잇는 3㎞여 구간 잔해물 정리에 힘을 보탰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월파 피해를 본 부산에서도 부산적십자사 임직원과 봉사원 등 200여 명이 복구를 도왔다.
전남 진도군 고군면에서도 공무원과 농협 직원, 육군 제31사단 등이 태풍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짠물이 농경지까지 들어온 제주지역 농민들은 겨울 채소 새싹의 염분을 씻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제주도는 추석 전까지 환경정비를 마치고,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다른 작물을 심는 데 드는 비용과 농약대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 '우리가 남이가'…포항에 몰려드는 도움의 손길
태풍 힌남노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시에 복구를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해오름동맹 도시인 포항시의 피해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 1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자원봉사단은 울산시자원봉사센터 소속 재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8일 오전 포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시는 성금 1억원도 전달하기로 했다.
안동시도 살수 차량과 지원 인력을 포항에 급파한 데 이어, 권기창 시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수해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해나 산불 등 재해가 났을 때 지자체끼리 서로 돕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자치단체장이 직접 다른 지자체 재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안동시는 2년 전 산불이 났을 때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데 대한 보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큰 수해를 입은 포항지역 주민들이 하루속히 평온한 일상을 되찾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으로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멀리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남도는 자원봉사센터 세탁차와 밥차를 포항 등 경북지역에 지원하고, 자원봉사·의용소방대 인력 130여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태풍 피해가 큰 지역을 도울 수 있는 인력과 물자를 파악해 가급적 명절 전에 신속히 돕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광주지역 자원봉사자들도 수해 복구를 자처했다.
광주시와 자치구 자원봉사센터 봉사자 80여 명은 포항시 오천읍 일대에서 청소와 가재도구 정리를 도울 예정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숙의한 결과 포항 현장에서 일손을 거드는 것으로 아픔을 나누기로 했다"며 "태풍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함께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해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도와 시는 피해가 집중된 남구와 해안가 마을, 하천 제방이 유실된 지역 등에 살수차, 포크레인 등 장비와 인력 1만5천여 명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군인과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들도 유실된 제방을 임시 복구하고 침수 지역 물을 빼내며 복구 작업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아직 집으로 못 간 900명…"신속한 복구의 시간"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제주(윗세오름) 1천59㎜, 경북 경주 447.5㎜, 경북 포항 418.2㎜, 울산 385.5㎜ 등 많은 비가 왔다.
곳곳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900명이 넘는다.
일시 대피자는 3천509세대 4천717명인데 경남이 2천380명으로 가장 많으며 경북 1천47명, 전남 720명, 부산 420명 등이다.
이들 중 아직 공공시설과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머무는 미귀가자는 536세대 914명이다.
태풍에 따른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3명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명피해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망자 9명과 실종자 1명은 포항에서 나왔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침수 2천442.5㏊, 도복(작물 쓰러짐) 1천402.7㏊, 낙과(과일 떨어짐) 1천286.3㏊로 각각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2천329.9ha, 경남 862.4ha, 전남 1천124ha 등에서 피해가 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시와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사유·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비의 일부(약 50∼80%)가 국비로 전환돼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일반 재난지역에서 주어지는 국세 납부 예외, 지방세 감면 등 18가지 혜택 외에 건강보험·전기·통신·도시가스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추가 제공된다. (변우열 오수희 허광무 황봉규 박영서 김솔 김상연 김윤구 이동환 정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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