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짜리 영상을 5분 만에 압축…요쿠스 "동영상 표준 만들겠다"

최창훈 요쿠스 대표 인터뷰
"동영상의 '표준'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창훈 요쿠스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쿠스는 동영상을 변환·압축하는 트렌스코더, 실시간 영상 전송·재생 솔루션, 동영상을 편집하는 에디터 등을 묶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만든 회사다. 그는 "동영상은 파일도 다 제각각이고, 한 회사가 만든 국제적 표준 같은 게 없다"며 "동영상의 스탠더드를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요쿠스는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을 위한 영상 압축·전송·재생 솔루션을 제공한다. 라이브커머스를 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H몰, 패션 의류 등 영상 촬영을 하는 신세계그룹, 웨비나 사업을 하는 헤럴드미디어그룹 등 기업 10여 곳이 주요 고객사다.

최 대표는 8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요쿠스만의 동영상 변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요쿠스의 '플립플랍'은 동영상 파일 용량을 6~20배 압축하면서도 원본 화질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파일 포맷의 변경 없이 모든 모바일 기기 내에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데 집중했다. 동영상 압축에 들어가는 시간도 크게 줄여 1시간 분량 영상을 5분 안에 압축하도록 했다.

그는 "기업들이 비대면으로 하는 모든 일에 동영상 최적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비대면 채용, 회의 등이다. 최 대표는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를 할 때 비대면으로 시험을 치르는데, 지원자의 부정행위까지 제대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며 "영상을 잘 처리해서 모니터링을 가능하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요쿠스의 원천기술로 이 같은 일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KT클라우드웨어에 근무하던 2012년 요쿠스를 창업했다. 문서나 이미지 파일은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영상의 경우 모바일 기기가 다르면 공유가 쉽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이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나온 mov파일을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보려면 mp4로 만들어야 했는데, 만약 파일 전환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용자들이 '왜 내 파일 건드리냐'는 이슈가 생긴다"며 "파일 확장자를 바꾸지 않고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데서 출발했다"고 했다.

연구 개발 단계에서 고민도 많았다. 몇 년간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세 차례의 위기도 겪었다. 그는 "월급을 못 줬던 때도 있었지만 요쿠스의 기술 인력들을 보고 투자를 해준 곳들이 있어 그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18년 스노우와 첫 계약을 했을 때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처음 납품했던 업체가 스노우였는데, 영상 압축 기능이 너무 좋다는 반응을 얻고 실질적으로 매출이 발생했던 때를 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요쿠스는 지난해 12월 5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고 해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GS리테일, KB증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세종벤처파트너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요쿠스에 투자했다. 최 대표는 "해외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동영상 기술의 선두 주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