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일몰 명소'가 없다고?…2030에 인기폭발한 '이곳' [최지희의 셀프 체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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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딱 몇명밖에 모르는 숨은 명소가 있다
최지희의 [셀프 체크인]은 한국경제신문 여행·레저기자가 방방곡곡을 다니며 찾은 미처 몰랐던 여행지의 매력을 전합니다. 맛과 멋과 즐길거리를 소개합니다.
태풍이 지나가니 민족의 명절 추석이 왔습니다. 과거에 추석이라 함은 가족들이 모여서 송편도 빚고 전도 부치는 광경이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명절의 모습은 조금 다릅니다. 김포공항과 서울역엔 어디론가 놀러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죠. 김포공항에서는 이번 명절 기간동안 무려 10만 명이 제주행 비행기를 탄다고 합니다. 제주는 '7말8초' 성수기가 지나가자 9월 추석 대목을 맞게 된 셈이죠.
놀러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지내는 순간만큼이나 또 설레이는 것은 없죠. 하지만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주공항부터 렌트카 찾기까지 한 세월, 또 시간대를 잘못 맞추면 교통체증 때문에 제주 시내 길거리서 시간을 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한시가 아까운 이 여행을 더욱 후회없이 즐겨야 하죠.추석을 맞아 큰집 대신 제주도 여행을 택한 분들을 위해, 연휴동안 가봐야 할 제주도 필수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기자가 직접 가보고, 느낀 곳입니다,
오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제주엔 수많은 오름들이 있습니다. 화산으로 만들어진 섬이니 그 높이도, 규모도 다양합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부터, 매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새별오름까지. 운동과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제주는 천국입니다.하지만, 유명한 오름엔 자연보다 사람이 많고, 또 유명하다 해서 올랐더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힘들게 올라오며 탁 트인 제주의 뷰를 기대했지만, "이게 뭐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오름들도 생각 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두 개의 오름은 다릅니다. 한번 오르면 잊을 수 없는 경관이 펼쳐지기 때문이죠.첫번째는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지미봉입니다. 지미봉은 20분이면 정상에 도달하지만, 오르는 길이 굉장히 험난합니다. 실제 기자는 몇 분 오르지도 않고 내려오는 하산객들에게 "얼마나 남았어요"를 부르짖을 정도였죠. 그래서인지 꽤나 알려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오르는 사람도, 정상에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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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운동'을 마쳤으니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어야 할 때입니다. 힘든 여정을 끝내고 프랑스식 브런치를 우아하게 즐겨보는 게 어떨까요. 구좌읍에 위치한 식당 '릴로'입니다. 지미봉에서는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제주에 일몰 명소가 없다고? '이곳 하나'만 기억하세요
제주에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일몰을 볼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변에서, 또 카페에서 보는 일몰도 멋있지만, 남들과는 다른 장소에서 이 순간을 기억할만한 곳은 특별히 없죠. 요즘 뜨는 '금악오름'은 젊은층들 사이에서 SNS를 타고 큰 인기를 몰았습니다.도착하면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도 없습니다. 방파제 밑에 몇 낚시꾼들이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낚시를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평범한 포구는 해가 바다를 빨갛게 물들일 즈음 특별한 곳으로 변신합니다. 이곳의 낙조를 보고 기자는 매번 제주를 찾을 때마다 이 카페 앞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연휴 기간, 제주도를 택한 사람들에게 주목해야 할 두 장소를 소개했습니다. 제주도는 많이 가는 섬이 된 만큼, 누군가에겐 특별할 것 없는 여행지가 되기도 해 버렸죠. 조금 더 특별한 추석맞이 제주 여행을 하고 싶다면, 추석의 지는 해를 보고 싶다면, 이 장소를 지도에 '픽'해두세요.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