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파운드화 37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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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요금 年 2500파운드 동결한때 세계 기축통화였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가계 에너지 요금을 2년 동안 연간 최대 2500파운드(약 400만원)로 제한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유로에 이어 1파운드 가치가 1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파운드 환율은 한때 1.140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5일 1.144달러로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 이틀 만에 다시 기록을 썼다. 올 들어서는 15.1% 떨어졌다.1985년은 세계 주요국이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플라자 합의’가 있던 해다. 당시 영국과 일본, 프랑스, 서독(현 독일)은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자국의 화폐 가치를 올렸다. 이 합의 직전 달러·파운드 환율은 1.05달러대였다.
파운드 가치가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는 강달러다.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영국의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1%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았다.
새로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감세 및 에너지 지원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트러스 총리는 가계 에너지 요금의 연간 상한선을 2500파운드로 제한하겠다고 8일 발표했다. 이 조치는 다음달부터 2년 동안 적용된다. 기업에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며 세부 사항은 추후 공개된다. 트러스 총리는 이 조치로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4~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 지출 증가를 걱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18개월 동안 정부 지출액이 2000억파운드(약 318조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국가 부채가 늘어나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