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아무말 못해"…대한민국서 가장 힘센 권력기관은? [임도원의 관가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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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계 원로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은 얼마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규제 개혁과 관련해 이같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답은 "기술 관련 행정기관"이었습니다. 김 원장은 "특허청,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각종 검사연구소 등 기술 관련 검사하는 곳이 절대권력"이라며 "아무도 그 내용을 모르니까 실무자 마음대로다"라고 말했습니다.그는 "실무 사무관하고 과장이 '이거 이렇게 바꾸면 위험하다, 사고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하면 청장도, 대통령도 아무말 못한다"며 "그래서 관련 업계는 아무 저항을 못한다"고 했습니다.
김 원장은 "어떤 제약회사가 식약처에 대들다가 완전 망한 적이 있다"며 "아무리 좋은 진단시스템이 나와도 식약처 규정하고 안 맞으면 실무자가 '이거는 규정상 안된다'고 하고, 그러면 누구도 할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검찰이나 기획재정부가 잘못하면 언론이 깔 수 있지만 기술 관련 기관들은 아무도 못 깐다"며 "그래서 절대권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절대권력 기관' 수장들의 약속은 지켜질까요.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 1호'로 꼽혔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영업 규제 완화도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에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규제 개혁이야 말로 윤석열 정부의 역량에 대한 진정한 시험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