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딸은 결혼하고 집도 샀대"…자식들 '비명' [이슈+]

명절 잔소리에 직장인들 '진땀'
"집인데 집에 가고 싶어요"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이한 가운데, 집안 어른들의 애정 어린 '잔소리'에 진땀을 쏟은 성인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직장인은 "사촌들이 모였는데, 누구는 비싼 아파트를 샀고, 누구는 2세를 가졌고 좋은 소식은 많다"며 "나에게는 곧 잔소리다. 취업은? 결혼은? 애는?"이라고 적었다. 다른 직장인들은 "토 나온다", "집인데 집에 가고 싶다", "신경 쓰지 않았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덕담이랍시고, 챙겨준답시고 건넨 어른들의 말이 상처가 되는 사례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행복한 추석을 위해서 피해야 할 이야기는 어떤 게 있을까?

신지영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연휴 시작 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행복한 추석을 위해 피해야 할 3가지 이야기로 ① "앞으로 계획이 뭐니?" ② "나 때는 말이야" ③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를 꼽았다.
명절 잔소리 메뉴판.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신 교수는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앞으로 계획이 뭐니?"를 꼽으며 "관심의 최절정으로 모든 말을 다 포괄하는 말"이라며 "앞으로 계획이 뭔지 진짜 궁금하다면 평소 관심을 가졌으면 다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그 사람이 걱정되면 신중한 말투로 하는데, 그건 다 알아듣는다"며 "이런 말들은 대체로 건성으로 하는데, 사실 궁금해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꼬집었다.신 교수는 '외모 평가'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살'에 대한 언급도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뭔가를 평가하는 건데 요즘 20·30세대, 소위 MZ 세대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며 "외모가 평가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면 불쾌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성인 남녀들은 이번 추석 연휴 중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로 향후 계획, 다이어트 등을 꼽았다.

지난 1일 SK커뮤니케이션즈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성인 남녀 4747명을 대상으로 '이번 추석 연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를 물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2%가 '교제나 결혼'에 대한 질문이 가장 불편하다고 답했다. 이어 ▲다이어트나 몸 관리(25%) ▲2세 계획 등 자녀 계획(21%) ▲취업이나 연봉(19%) 순으로 나타났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