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전 개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이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고베'가 10일 일본 고베시에서 개막했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사회적 압력이나 사실상의 검열 때문에 일본에서 좀처럼 전시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전시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 등을 모아 선보이는 행사다. 1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고베전에서는 부부 작가 김서경·김운성 씨가 제작한 치마저고리 차림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안세홍 작가가 아시아 각지를 돌며 촬영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사진이나 태평양 전쟁 때 일왕이었던 히로히토(裕仁·1901∼1989)의 모습이 담긴 콜라주 작품을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한 오우라 노부유키 감독의 영상물 등도 선보인다.

그간 우익세력은 표현의 부자유전을 집요하게 방해했고, 시민단체는 어려움 속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고베전을 앞두고도 우익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전시회 개최를 저지하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5∼28일 나고야시에서 열린 전시회 때는 우익이 전시를 방해할 의도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폭죽이 나고야시청 등에 배달됐다.

작년 7월 나고야시에서 소녀상을 전시할 때는 전시장이 있는 건물로 폭죽이 배달돼 행사가 중단된 적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