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얻어먹으며 "편안하십니까"…경찰, 명절 가정폭력 예방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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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담당 직원 1인당 수십가구 전수 모니터링 '애환' "가정폭력 점검한다고 전화하면 욕부터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도 편안하시냐고 되묻는 것이 우리 일입니다.
"
추석 명절 연휴를 사흘여 앞둔 지난 5일부터 광주의 한 일선 경찰서 가정폭력 담당 직원은 종일 수십 통의 전화를 돌리느라 입에서는 단내가 날 정도다.
명절 연휴는 평시보다 112 신고 건수가 증가하는데, 특히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광주경찰청 기준 일평균 78.6% 증가)한다. 해마다 추석 명절 시기 광주 관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2019년 87건, 2020년 90건, 2022년 126건 등으로 늘어가고 있다.
가정폭력은 종종 강력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해 경찰은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가정폭력 재범 우려가 있는 가정을 선정해 모두 점검(모니터링) 한다.
평상시에는 가정폭력 위험 가정(A등급)은 1개월마다 1회, 우려 가정(B등급)은 2개월마다 1회씩 사후 모니터링하지만, 명절 때는 A·B 등급 가정을 모두 한꺼번에 점검해야 해 직원 1인당 점검 대상이 늘어난다. 광주지역 일선 경찰서에서는 가정폭력 담당 직원 1인당 적게는 40가구에서 많게는 70여 가구를 맡아 점검하고 있다. 아동·노인 학대 사례와 달리 가정폭력의 경우 사후 모니터링에 대한 법적 강제 조항이 없어 '피해자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당사자가 동의할 때만 위험성 조사표를 작성해 임시조치 필요성 등을 판단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은 "잘 지내고 있는데, 잊고 싶은 기억을 경찰관이 전화를 걸어 다시 되살렸다"며 화를 내기 일쑤다.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진땀을 흘려가며 가정 폭력 피해자를 설득해 추가 피해 발생 여부를 조심스럽게 살핀다.
전화를 받지 않는 대상자가 있으면, 개인적으로 선물을 사 들고 자택에 방문해 보기도 한다.
가정폭력 담당 경찰관들은 이러한 감정 노동이 힘들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한 가정을 미리 발견하는 성과를 거둘 때를 떠올리며 어려운 숙제를 해나가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 전수 모니터링을 진행해 재범 발생 우려가 큰 경우로 판단되면 긴급 임시조치를 결정해 사건 발생을 예방한다.
또 점검 도중 심리 상담이나 복지 지원 등이 필요한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유관기관을 연결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광주의 한 일선 경찰서 가정폭력 담당 경찰관은 "아동·노인 학대 사건과 달리 가정폭력은 관련법에 사후 관리에 대한 강제조항이 없다 보니, 예방을 위한 선제 점검을 시행하기에 고충이 많다"며 "그러나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정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잘 연결되지 않는 전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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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연휴를 사흘여 앞둔 지난 5일부터 광주의 한 일선 경찰서 가정폭력 담당 직원은 종일 수십 통의 전화를 돌리느라 입에서는 단내가 날 정도다.
명절 연휴는 평시보다 112 신고 건수가 증가하는데, 특히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광주경찰청 기준 일평균 78.6% 증가)한다. 해마다 추석 명절 시기 광주 관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2019년 87건, 2020년 90건, 2022년 126건 등으로 늘어가고 있다.
가정폭력은 종종 강력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해 경찰은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가정폭력 재범 우려가 있는 가정을 선정해 모두 점검(모니터링) 한다.
평상시에는 가정폭력 위험 가정(A등급)은 1개월마다 1회, 우려 가정(B등급)은 2개월마다 1회씩 사후 모니터링하지만, 명절 때는 A·B 등급 가정을 모두 한꺼번에 점검해야 해 직원 1인당 점검 대상이 늘어난다. 광주지역 일선 경찰서에서는 가정폭력 담당 직원 1인당 적게는 40가구에서 많게는 70여 가구를 맡아 점검하고 있다. 아동·노인 학대 사례와 달리 가정폭력의 경우 사후 모니터링에 대한 법적 강제 조항이 없어 '피해자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당사자가 동의할 때만 위험성 조사표를 작성해 임시조치 필요성 등을 판단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은 "잘 지내고 있는데, 잊고 싶은 기억을 경찰관이 전화를 걸어 다시 되살렸다"며 화를 내기 일쑤다.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진땀을 흘려가며 가정 폭력 피해자를 설득해 추가 피해 발생 여부를 조심스럽게 살핀다.
전화를 받지 않는 대상자가 있으면, 개인적으로 선물을 사 들고 자택에 방문해 보기도 한다.
가정폭력 담당 경찰관들은 이러한 감정 노동이 힘들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한 가정을 미리 발견하는 성과를 거둘 때를 떠올리며 어려운 숙제를 해나가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 전수 모니터링을 진행해 재범 발생 우려가 큰 경우로 판단되면 긴급 임시조치를 결정해 사건 발생을 예방한다.
또 점검 도중 심리 상담이나 복지 지원 등이 필요한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유관기관을 연결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광주의 한 일선 경찰서 가정폭력 담당 경찰관은 "아동·노인 학대 사건과 달리 가정폭력은 관련법에 사후 관리에 대한 강제조항이 없다 보니, 예방을 위한 선제 점검을 시행하기에 고충이 많다"며 "그러나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정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잘 연결되지 않는 전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