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호실적 기대감…아이폰 패널 수주 경쟁서 '완승'

14시리즈 4종 점유율 82% 달해
프로 모델은 초도 물량 '싹쓸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패널 공급을 두고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 간 경쟁에서 초반 주도권을 잡은 덕분이다.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1위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수주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기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평소 한 분기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3분기 1조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아이폰14에 적용되는 OLED 패널 공급량을 크게 늘린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3분기 아이폰14 시리즈 4종의 출하량은 총 3400만 대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된 물량은 82%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12%, 중국 BOE는 6%였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 때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아이폰13 시리즈 패널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70% 초반, LG디스플레이는 20% 후반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시리즈 전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아이폰14 시리즈는 프리미엄 모델인 ‘프로’ 시리즈 2종(프로·프로맥스)과 하위 모델인 ‘일반’ 시리즈 2종(일반·플러스)으로 구성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가 나눠 공급하는 일반과 달리 프로 시리즈에서 초도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두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방식 박막트랜지스터(TFT) 패널이, 일반 시리즈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방식 TFT가 적용된다. LTPO 방식 패널은 LTPS보다 화면이 부드럽고 배터리 성능 효율이 더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LTPO 방식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개발을 완료했다.

애플에 대한 매출이 늘어난 데다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의 호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회사의 실적은 통상 상반기보다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가 더 좋았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