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스타트업들, BMW·보쉬 등 손잡고 DX기술 개발

뮌헨공대 창업 생태계

3D 프린팅 최고기업 복셀젯
'유럽의 우버' 플릭스버스 등 탄생
독일 남부 도시 뮌헨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20여㎞ 떨어진 교외엔 뮌헨공대(TUM) 가르힝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1868년 설립된 뮌헨공대는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만 18명을 배출한 유럽 최고의 명문 학교다. 디젤엔진을 개발한 루돌프 디젤을 비롯해 독일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상당수가 뮌헨공대 출신이다. 뮌헨공대 건물은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가르힝캠퍼스엔 물리·기계학 등 뮌헨공대를 대표하는 학과들이 밀집돼 있다. 지멘스 등 독일 기업들이 투자한 연구소도 자리 잡고 있다.

뮌헨은 수도인 베를린과 함께 독일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 매년 창업되는 스타트업 수는 베를린의 두 배를 웃돈다. 뮌헨 스타트업 인프라의 특징은 대기업과 뮌헨공대 및 각종 연구소와 지방정부의 협력관계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디지털 대전환(DX)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다.뮌헨이 있는 바이에른주는 지멘스, BMW, 아우디 본사가 있는 유럽 최대 경제권이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로, 일찍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앞세운 스마트공장 구축에 공을 들였다. 프라운호퍼연구소와 막스플랑크협회 등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연구소도 뮌헨에 자리 잡고 있다.

1995년 창립한 독일의 복셀젯은 3차원(3D) 프린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유명한 플릭스버스는 ‘유럽의 우버’로 불리는 버스공유업체다. 2005년 창립 후 유럽 30개국 1800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두 업체의 공통점은 지멘스 등 독일 대기업들과 뮌헨공대가 주도하는 ‘뮌헨혁신생태계(MUST)’의 과감한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뮌헨혁신생태계는 크게 뮌헨공대 창업센터와 뮌헨공동랩, 베르크1 등으로 구성된다. 뮌헨공대 창업센터는 BMW 상속녀이자 대주주인 주잔네 클라텐이 뮌헨공대 출신 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세운 기관이다.뮌헨시는 작년 6월 뮌헨공대 창업센터와 시내 북쪽에 뮌헨공동랩(Munich Urban Colab)을 열었다. 지멘스 보쉬 등 독일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DX 기술을 개발하는 데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일규 KOTRA 뮌헨무역관장은 “뮌헨은 글로벌 대기업과 뮌헨공대 및 지방정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스타트업을 키우고 있다”며 “DX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의 진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