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했던 국산 핸드백, SNS 타고 '부활'

분크 등 디자이너 브랜드
튀는 디자인 MZ세대서 인기
패션·유통업계에선 ‘MCM’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같은 국산 핸드백 브랜드의 명맥이 끊긴 시점을 2016년께로 본다.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핸드백이 대중화하면서 이 무렵부터 백화점에서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최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중저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20~3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30세대는 출근할 때나 가볍게 외출할 때 저렴하면서도 톡톡 튀는 국산 핸드백을 선호하고 있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CM 가방 등을 생산하는 성주디앤디의 매출은 2016년 579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 3347억원을 나타냈다. 루이까또즈를 운영하는 태진인터내셔날과 메트로시티를 소유한 엠티콜렉션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부터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명성 높았던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석정혜 디자이너의 ‘분크’(사진)가 대표적이다. 분크는 20~30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분크의 지난해 매출은 162억원으로 2020년보다 69.0% 늘어났다.

2030 사이에서 인기인 코오롱 FnC, 한섬 등 패션기업의 핸드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 FnC ‘쿠론’의 1~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불어났다.이 가운데 상당수는 SNS 등을 통해 ‘힙하다’는 이미지를 얻으면서 대박이 난 케이스다. 분크를 만든 석정혜 디자이너는 60만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SNS에 자신이 제작한 핸드백을 올리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섬의 ‘덱케’는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이에나, 플라주 등 일본 유명 편집숍과 계약을 맺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을 20만~30만원으로 책정해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유한 디자인은 충분히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