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경쟁력은 로컬 콘텐츠…한국작품 공감 확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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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인터내셔널 콘텐츠 전략 총괄' 레베카 캠벨 회장“디즈니는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되기 위해 로컬 콘텐츠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콘텐츠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한국 콘텐츠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에서도 통하는 킬러 콘텐츠입니다.”
美 스튜디오 작품만으론
세계적 공감 얻어내지 못해
지역별 콘텐츠 대폭 보강
연말까지 210개 공개
'K콘텐츠'도 올해 20개 발표
콘텐츠-테마파크-상품 연결
새로운 경험의 공간 제공
레베카 캠벨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콘텐츠&오퍼레이션 회장(사진)은 지난 10일 이같이 말했다. 내년 디즈니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D23 엑스포’에서 만난 그가 강조한 글로벌 콘텐츠 전략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캠벨 회장은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 다음 2인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디즈니 회장 일곱 명 가운데 한 명이다.
“세계인이 공감할 로컬 콘텐츠 투자”
디즈니는 격화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호보완적인 콘텐츠 개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캠벨 회장은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 미국 스튜디오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브랜드 콘텐츠가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미국에서처럼 공감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런 ‘콘텐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별로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로컬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 미국 스튜디오에서 생산한 콘텐츠와 K드라마나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 콘텐츠가 상호 보완하며 세계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이를 위해 월트디즈니는 콘텐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기준으로 디즈니가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회사 전체 콘텐츠 서비스에 투자한 금액은 330억달러(약 45조5400억원)에 이른다. 전년보다 32% 늘어난 규모다.
콘텐츠 투자 증가에 따라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로컬 콘텐츠는 빠르게 늘고 있다. 캠벨 회장은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모두 210개의 로컬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연초부터 지금까지 공개된 로컬 콘텐츠는 147개로 코로나19 유행으로 개발과 제작이 지연된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콘텐츠 투자 확대는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분기 말 기준 디즈니가 보유한 디즈니+, ESPN+,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를 모두 합치면 2억2110만 명에 이른다. 넷플릭스(2억2067만 명)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캠벨 회장은 “디즈니는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디즈니+를 서비스 초기부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며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도 되지 않았지만 세계 106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흥행은 글로벌 보증수표”
로컬 콘텐츠면서 세계 시장에서 공감을 끌어낼 콘텐츠로는 한국 콘텐츠를 꼽았다. 캠벨 회장은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와 글로벌 소비자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투자의 많은 부분을 한국에 할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BTS 콘서트는 세계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최고 음악 콘텐츠”라고 했다. 디즈니+는 이달 7일 ‘BTS 퍼미션 투 댄스’ LA 공연 영상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디즈니+는 한국에서도 올해 12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발표할 계획이다. 유재석이 출연한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를 포함해 이달에만 세 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최민식 주연 영화 ‘카지노’ 등을 선보인다. 디즈니+가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서비스 확장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인터뷰에 동석한 캐럴 초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오리지널콘텐츠전략 총괄은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일본 콘텐츠보다 훨씬 높다”며 “한국과 일본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투자는 양보다 질”
얼마나 많은 로컬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양보다는 질”이라고 답했다. 캠벨 회장은 “투자 예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콘텐츠의 질이 더 중요하다”며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고 공감할 최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그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콘텐츠-테마파크-캐릭터 상품’으로 이어지는 경험 확장의 일환이라고도 했다. “창업자 월트 디즈니는 테마파크에서 소비자들이 캐릭터와 직접 만나고, 영화에서 본 장면을 놀이기구를 타면서 디즈니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갖길 원했다”는 설명이다.
캠벨 회장은 “향후 100년 동안 어떤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테마파크가 없는 지역에서는 증강현실(AR)이나 메타버스 등 새로운 서비스까지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1997년 미국 필라델피아 WPVI-TV의 편성 담당으로 디즈니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 리조트부문을 총괄했으며 디즈니의 방송사 ABC의 산하 방송국 사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4개 지역에서 디즈니+ 출시를 주도했다.
애너하임=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