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나자…신라면·왕뚜껑 이어 초코파이도 몸값 뛴다

추석 연휴 이후 가공식품 가격 '줄인상'
오리온의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가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된 모습.(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가공식품 가격이 또다시 줄줄이 인상된다. 서민식품 대명사 라면과 초코파이, 새우깡 등 '장수 과자'의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 9년 만에 가격 인상…초코파이 12% 오른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오는 15일부터 초코파이, 포카칩 등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 사진=뉴스1
오리온이 9년 만에 초코파이, 포카칩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12개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 가격은 5000원을 넘어서게 됐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오는 15일부터 초코파이, 포카칩 등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60개 제품 중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품목의 가격 조정에 나선 것. 주요 제품별 가격 인상폭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 등이다.이에 따라 편의점 판매가격 기준 초코파이 한 상자(12개입) 가격은 4800원에서 5400원으로 12.5% 오르게 된다. 앞서 2013년 12월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 오른 데 이어 약 9년 만의 인상이다. 또한 이와 함께 편의점에서 포카칩(66g), 꼬북칩(80g) 가격은 각각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른다. 예감(64g) 역시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몸값이 뛴다.

오리온은 원재료 및 에너지 비용 상승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원재료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최대 70%가량 치솟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라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 위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며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면부터 닭가슴살까지…가공식품 가격 줄인상

사진=뉴스1
추석 연휴 전후로 가공식품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우선 서민식품의 대명사 라면의 경우 시장 1위 농심과 비빔면 시장 강자 팔도가 가격 인상에 나섰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26개와 스낵 23개 브랜드 제품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출고가 기준 가격 인상폭은 신라면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라면 가격을 올리게 됐다. 스낵 가격 인상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농심은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가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팔도 역시 다음달 1일부터 12개 브랜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올리기로 했다. 주요 제품 가격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유통처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서는 롯데제과와 CJ제일제당, 동원F&B, 빙그레 등 식품기업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최근에는 육가공 제품 가격의 인상이 두드러진다. 하림과 사조가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닭가슴살 제품 가격을 8~12% 인상했다. 대상은 무뼈닭발 간편식 가격을 6.7% 인상했고, 대표 제품인 조미료 미원 가격도 12.5% 올렸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분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가격에 반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가공식품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3.8∼78.4%에 달한다. 강달러 현상 속 한때 138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도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기업들에 부담 요인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4대 곡물가격은 6월 이후 하향 안정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식품기업들의 제품 가격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 일례로 제분은 그동안의 원부자재나 유틸리티·인건비 상승 폭을 감안하면 하반기 추가 판매가격 조정 없이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