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바]한미약품 롤론티스 허가시점 예상케 한 PDU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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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이오용어⑪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내달 9일 이전에 롤론티스에 대한 시판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롤론티스는 한국에서 작년 3월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각 병원의 코드등록 절차를 거쳐 작년 4분기부터 처방되고 있다. (8월 30일 기사)지난 9일(현지시간) 한미약품이 개발한 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은 아닙니다. 업계에서는 허가 시점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사전에 공개된 심사 기한 덕분입니다.
PDUFA는 FDA가 처방의약품의 품목허가 여부를 심사할 때 신청자(기업)에게 수수료를 받도록 허용하는 법입니다. Prescription Drug User Fee Amendments의 약어입니다. 처방의약품(Prescription Drug)은 연방식품의약품및화장품법(FD&C)에 의거해 의사의 처방에 의해 조제되는 약을 의미합니다. 전문의약품(ETC)이라고도 합니다.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과 구분됩니다.
PDUFA는 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로 인력을 확충해 심사 속도와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제도입니다. 신약 신청 건수에 비해 인력이 적어 심사가 지연되는 병목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PDUFA가 제정됐습니다.
올해 기준 심사 비용은 약 43억원
신청자가 FDA에 처방의약품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 최대 60일 이내에 심사 진행 여부를 통보받습니다. 심사 개시가 결정되면 기한이 부여됩니다. 이를 PDUFA date라고 합니다. FDA가 지정된 날짜까지 심사를 마치겠다는 약속입니다. 일반적으로 PDUFA date는 통보일로부터 일반 심사는 10개월, 우선 심사는 6개월 후로 지정됩니다.PDUFA에 따른 2022년 회계연도 기준 품목허가 심사 수수료는 311만7218달러(약 43억원)입니다. 전년 대비 약 8% 올랐습니다.FDA가 발행한 ‘1995 회계연도 PDUFA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PDUFA 이전에는 품목허가 신청부터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이 기간에 미국에서 승인된 전체 신약 중 70%는 다른 지역에서 먼저 출시됐습니다.
작년에 발행한 ‘2021 회계연도 PDUFA 실적보고서’는 2020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검토된 PDUFA 심사를 다룹니다. FDA는 이 기간 진행된 검토 중 약 90% 이상을 정해진 PDUFA 날짜 이전에 마쳤습니다.PDUFA는 1992년에 시행된 이후 5년마다 재승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재승인은 2017년에 이뤄졌으며 5년째인 올해 9월까지 유효합니다. 2023~2027년에 적용될 PDUFA 재승인에 관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재승인을 논의하기 위한 가상 공개회의는 2020년에 처음 열렸습니다.
스펙트럼, 삼고초려 끝에 롤론티스 美승인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승인받았습니다.미국 협력사인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는 2012년 한미약품으로부터 롤론티스를 도입했습니다. 스펙트럼은 2018년 12월에 처음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2019년 3월에 자진 취하했습니다. FDA가 미국에서 생산된 완제의약품 관련 자료를 보완하라고 요청했지만 정해진 검토 마감일까지 제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스펙트럼은 2019년 10월에 롤론티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다시 신청했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미국 공무원의 해외 출장이 금지되며 한미약품 공장에 대한 실사가 늦어진 탓입니다.
실사는 작년 5월에 진행됐지만 같은 해 8월 'CRL'을 받았습니다. CRL은 ‘Complete Response Letter'의 약자입니다. 직역하자면 완전한 응답 서신입니다. CRL은 FDA가 품목허가를 승인받지 못하는 상황에 그 이유와 보완해야할 내용을 적어보내는 답변서입니다.
FDA는 CRL을 통해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지난 3월 스펙트럼은 세 번째 품목허가를 신청했습니다. 4월에 또다시 심사를 승인받으며 부여된 PUDFA 날짜가 지난 9월 9일입니다.
롤론티스의 원액 생산 시설(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을 실사한 FDA는 마침내 지난 9일 롤론티스를 허가했습니다.
한미약품, 오는 11월 ‘포지오티닙’으로 FDA 2호 허가 기대
롤론티스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약 중에서는 여섯번째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에서는 최초입니다.한미약품은 연내 두 번째 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포지오티닙’이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FDA 품목허가 승인 여부는 바이오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투자한 기업의 PDUFA 날짜를 기억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포지오티닙의 PDUFA 날짜는 오는 11월 24일입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