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생활 8년...'미친 부동산값' 10배 폭등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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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희의 동남아 취업하기 : 캄보디아 물가]삶의 방식과 영역이 익숙한 내 나라를 떠나 타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소비 수준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사람마다 각자 처한 경제 상황이 있으니 그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한국과 다른 물가 사정에 마트나 카페, 식당 등에서 돈을 쓸 때 조금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해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은 자주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주머니 사정과 다른 지출로 금방 위기에 몰리기도 한다.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로 여행이나 취업할 때는 미국이나 유럽과 다른 이유로 소비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한국보다 물가가 싸다는 생각을 문득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는 ‘돈 쓰는 재미’로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머물다 보면 어느덧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지출 규모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분명히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는 한국보다 저렴한데 전체 지출은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돈에 대해서는 늘 주의하고,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갖는 것이 해외 생활에서도 중요하다. 아니 한국에서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이런 소비생활에 대한 내 생각은 캄보디아 생활 초창기의 많은 실수를 통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카페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내가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 얼마나 열심히 여기저기 다녔겠는가. 커피도 싼 것 같고, 식당에서 먹는 밥도 싸고, 하루 저녁 사람들과 음주를 즐겨도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열정을 불살랐던 순진한 시절이 스친다. 작은 것이 모여 큰 산을 이루듯 싸다고 생각해서 이뤄진 소비가 쌓이다 보니 걱정스러울 만큼 규모가 커져 버린 것이다.
‘이대로 살다가는 다시 한국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소비 규모를 줄이던지, 돈을 많이 벌던지. 캄보디아 물가와 소비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다 보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초창기보다 절약도 하고, 열심히 수입을 늘리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캄보디아의 물가를 쉽게 보고 저질렀던 과거의 오류가 어쩌면 나를 더욱 앞으로 달리게 하는, 여기서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된 것이 아닐까.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긍정은 늘 세상을 이기는 힘이니까. 내가 캄보디아로 온 이후 물가는 지속해서 상승했다. 낮은 임금, 젊은 노동력, 중국의 기업 환경 변화 등으로 해외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캄보디아의 경제 규모를 키웠다. 이런 여파로 급격하게 상승한 부동산, 노동 수요 증가로 나타난 임금 상승으로 캄보디아 현지인들의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 현지인들의 씀씀이가 커지니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다. 저개발 국가가 경제 성장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이곳에서도 확인된다.‘주희, 여기 땅 좀 사면 괜찮을 거야’라고 했던 캄보디아 지인의 조언이 대박을 품은 로또였는데 나는 무시했었다. ‘나는 벤처 창업가야. 부동산 투자자가 아니라고.’ 지금 그 땅이 10배가 넘었다는 풍문에 어이 상실 모드를 잠시 가동해야 했다. ‘그때 투자했으면, 회사 규모를 더 키울 수 있었을 텐데.’어쩌겠는가. 나의 것이 아닌 것을. 해외 부동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의 경제 상황의 변화가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나라 경제가 성장할 때 연동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곳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언젠가부터 프놈펜 중심지에 생겨난 비싼 식당들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현지인들이 찾는 식당의 가격은 여기가 캄보디아가 맞는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요즘 프놈펜 시내 돈까스 점심 메뉴가 10달러(USD), 스시 점심 세트가 20달러(USD) 정도 수준이다.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세상이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이게 이곳 현실이다. 그만큼 캄보디아 사회도 소득 수준, 소비 분야, 경제 인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방증일 것이다.
캄보디아의 자연 환경과 노동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육류는 여전히 저렴하다. 그러나 수입된 물건이나 공산품은 다른 레벨이다. 제조업이 취약하다 보니 수입에 의존하는 공산품의 경우 세계 경제의 여파를 그대로 반영한다. 캄보디아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활 물가에 영향이 큰 제조업 부문의 투자가 필요하다. 동남아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도 관심 가질만하다.
요즘 캄보디아는 물가의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분위기다. 코로나가 발병하고, 세계 경제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미국 등에서 제로 금리를 단행하고, 양적 완화를 선언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돈을 풀자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캄보디아도 피할 길이 없는 것 같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니 상품 제조 비용과 물류 비용이 연쇄적으로 상승하고,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이제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국면에서 각 나라가 처한 에너지, 식량 환경과 산업 구조에 따라 여파가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얼마 전 캄보디아보다 GDP 규모가 큰 스리랑카가 부도 사태가 났으니, 캄보디아의 경제 상황과 직결된 나로서는 뉴스에 자주 귀를 기울이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Federal Reserve System)의 금리 움직임에 관심 두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캄보디아 생활 8년이 넘는 나도 이곳 물가 상황에 적응이 안 될 때가 많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서 한국과 자주 비교를 하게 된다. 한국보다 캄보디아의 물가는 분명 싸다. 그러나 나는 수도인 프놈펜에 있고, 나의 생활 반경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물가 수준은 절대 낮지 않다.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행동이 되고, 그것들이 쌓여 나의 성향이 된다.”나의 생활 규범이 되는 말 중 하나다. 캄보디아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올바른 해외에서의 소비 습관을 위해 공유해본다.
최주희 피플앤잡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