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만 4m"…'대왕오징어' 사체 해변까지 떠밀려왔다

'양모 뭉치인가?' 관광객들 '깜놀'
이 지역에 30년간 6~7마리 떠밀려와

뉴질랜드 남섬 북단 페어웰스피트에서 발견된 대왕오징어.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 해변 모래톱에서 심해에 사는 대왕오징어 사체가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라디오뉴질랜드(RNZ) 방송 등 현지 매체는 지난 9일 남성 북단 페어웰스피트에서 파도에 떠밀려온 대왕오징어 사체가 관광객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해변에 하얀색의 거대한 물체가 보이자 커다란 양모 뭉치로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난 후에야 오징어라는 걸 알게 됐다.

당시 관광객들을 안내했던 여행 가이드 안톤 도널드슨은 "수백 미터 깊이 바다에 사는 생명체를 보는 것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인 만큼 관광객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몸통 길이만 4m 정도 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발견된 대왕오징어 사체는 다리 끝이 끊어져 있는 것만 빼면 온전한 상태였다. 다리는 작은 상어나 다른 물고기들에 의해 뜯어 먹힌 것으로 추정된다.

페어웰스피트 지역에는 지난 30년 동안 대왕오징어 6~7마리가 떠밀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왕오징어는 수심 500m 정도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변으로 밀려 올라오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오클랜드테크놀로지대학(AUT) 캣 볼스태드 박사는 "대왕오징어 몸통 전체가 올라오는 경우는 저인망 그물에 걸린 것을 놓아줬을 때 일어날 수 있고, 일부분이 올라오는 경우는 향유고래가 잡아먹다 남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이 지난 100여년 동안 대왕오징어를 연구했지만, 대왕오징어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 무엇을 먹고사는지 지금도 모르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왕오징어 암컷은 길이 13m, 무게 300kg, 수컷은 길이 10m, 무게 200kg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