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는 쌈짓돈" 펑펑 쓴 서울대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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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감사서 비위 대거 적발서울대 교원 666명이 연구비로 개인 노트북을 구입하는 등 비위를 저질러 교육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오세정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징계 결정을 미뤄 서울대 총장으로는 사상 처음 교육부 징계가 확정됐다.
사적 유용 666명 경고 등 처분
조국 처벌 미룬 오세정 총장 징계
14일 교육부와 서울대 공시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8월 적발된 비리 58건에 대해 최종 처분을 내렸다. 징계 수위별로는 서울대 교원을 대상으로 경고 272건과 주의 453건, 경징계 4건, 중징계 1건의 처분을 확정했고, 학교 대상으로는 기관경고 18건, 기관주의 2건의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결과는 교육부가 종합 감사 결과를 통보한 후 학교 측이 제기한 재심의까지 거친 최종 처분이다.교육부가 경찰에 관련자를 고발한 사건도 나왔다. 연구책임자인 교수가 학생연구원 몫으로 나온 인건비 1억6692만원을 임의로 관리하며 209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경찰에 고발됐다. 해당 교수는 연구비로 946만원에 달하는 개인용 노트북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밖에 허위로 도록을 간행한 교원은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연구년을 갖거나, 해외파견을 다녀온 뒤 활동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뒤늦게 제출한 교원 131명은 경고, 284명은 주의 처분을 받았다. 교육부의 대학 감사에서 단일 건에 대해 4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신분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정 총장은 ‘범죄사실 통보자에 대한 징계의결 미요구’를 이유로 경징계 처분이 확정됐다. 여기서 ‘범죄사실 통보자’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이들이 이미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도 서울대가 징계 결정을 유보하며 징계 시효를 넘겼다는 것이다.
최예린/권용훈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