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재명 "정적 제거에 역량 소모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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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사법 리스크' 첫 언급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부는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말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당 대표 취임 후 줄곧 민생을 강조해 온 이 대표가 사법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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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개혁으로 국민 삶 책임"
당 대표실 '성남 라인' 장악
이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모든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하고 모든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본인을 향한 각종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민생 개선, 한반도 평화 정착, 대한민국 경제·산업 발전에 좀 더 노력해주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공개적으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발언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 그는 검찰의 수사 및 기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검찰에게 물어봐 달라” “대변인이 설명할 것” 등의 발언으로 답변을 피했다.
이 대표의 대응 기조가 바뀐 것은 경찰이 지난 13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 대표의 각종 의혹을 향한 경찰과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 당 내부에선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대표가 직접 검·경 수사의 부당성을 얘기하면서 지지층의 동요를 불식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주요 당직에 측근들을 기용하면서 본인을 향한 ‘사법 리스크’를 대비하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시절부터 사무장으로 그를 보좌한 최측근 인사다. 정 실장과 함께 임명된 두 명의 정무조정실 부실장도 ‘성남 라인’ 인사인 것으로 전해졌다.주요 당직엔 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입성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석이었던 당 수석사무부총장직에 김병기 의원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당 대표 비서실장(천준호 의원), 수석대변인(안호영 의원), 전략기획위원장(문진석 의원),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김병욱 의원), 미래사무부총장(김남국 의원) 등 당 지도부 요직이 대부분 친이재명계 의원들로 채워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