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에 650원"…카페 커피 대신 먹으면 '9잔' 나온다

편의점들 '가성비 먹거리' 내세워 모객
대형마트發 반값 먹거리 전쟁 이어져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업계가 650원짜리 커피, 4000원짜리 소고기 패티 햄버거 등 저렴한 먹거리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대형마트들의 '반값 치킨'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먹거리 경쟁이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4000원짜리 100% 소고기 패티 햄버거를 내놓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4000원짜리 쇠고기 패티 햄버거를 선보였다. GS25는 오는 15일부터 소고기로만 만든 패티가 든 ‘찐오리지널비프버거’를 판매한다. 사진=GS리테일
소고기로만 만든 패티가 든 '찐오리지널비프버거'는 이날부터 GS25의 어플리케이션(앱) '나만의 냉장고'에서 예약주문 받은 후 16일 전국 점포에 풀 예정이다.

GS25는 신제품에 대해 개발에만 6개월 이상 공을 들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판매하던 햄버거는 가공된 패티를 납품받아 만들었지만 신제품은 소고기 원료육을 공급 받아 직접 구워 패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빵 역시 햄버거 햄버거 전용 글레이즈 번을 도입해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수제 햄버거 전문점 메뉴와도 충분히 견줄 만한 품질을 갖췄다. 풍부한 육향과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 퍼지는 육즙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패티의 원료육은 호주산을 사용해 가격을 4000원으로 낮췄다. 8000~9000원대인 수제 햄버거 뿐 아니라 4000원대 후반부터 6000원대 후반까지 형성된 햄버거 프랜차이즈 주력 제품보다도 저렴한 편이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자체브랜드(PB) 원두커피를 할인해 모객에 나섰다. 9월 한 달간 즉석 원두커피 ‘겟(GET)커피’의 따뜻한 아메리카노 미디엄(M)과 라지(L) 사이즈를 '1+1' 판매한다. CU의 2015년 GET 커피 론칭 이후 첫 1+1 행사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미디엄과 라지 제품의 가격은 각각 1300원, 1500원으로 행사 적용 시 미디엄 사이즈 한 잔 가격은 650원 꼴이 된다. CU 멤버십 앱에서 한 달간 정가의 30%를 30회 할인해주는 구독쿠폰(2000원)을 적용하면 라지 사이즈 한 잔 가격도 530원으로 떨어진다.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4000원대 중후반부터 5000~6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88% 저렴하다. 커피전문점 한 잔 가격으로 CU에서는 9잔까지 구매 가능한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할인 효과가 쏠쏠한 것으로 플이된다. 이달(11일 기준) 들어 겟커피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은 36.8%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증가율(20.4%)와 상반기 매출증가율(22.6%)을 웃도는 수준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앱 '포켓CU'에서는 겟커피 구독 쿠폰 판매량이 전월 대비 약 2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30일 선보인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 지난 10일까지 32만마리 넘게 팔렸다. 사진=홈플러스
앞서 편의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입지를 다졌다. PB브랜드를 통해 생활용품 판매처로 자리잡은 데 이어 최근 유통가에 번진 '반값 먹거리' 전쟁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선보인 6000원대 '당당 치킨'은 입소문을 타고 출시 시간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늘어서는 '오픈런'으로 화제가 됐다. 당당 치킨은 6월30일 출시 후 지난달 21일까지 약 46만마리가 판매됐다. 업계에선 이달 7일까지 약 60만마리가 팔린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롯데쇼핑
반값 치킨에 이어 등장한 대형마트의 '반값 탕수육' 역시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7000원대 '한통가득 탕수육'은 지난 1일 출시 후 7일 만에 3만6000개 이상 판매됐다. 같은 기간 7000원대로 할인된 가격에 풀린 '7분 한마리 치킨' 역시 3만5000마리 이상 팔렸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알뜰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