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미국 철도 파업 불안감…인플레 부담요인 될까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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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큰 폭으로 하락한 뉴욕 증시가 오늘은 소폭 반등했죠. 투자심리가 어떤 상황인지부터 좀 살펴봐야겠습니다.
3대 지수 모두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마감 직전에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장 막판 상승 마감했습니다. 오늘 뉴욕 증시 거래량은 최근 한 달 평균보다 20% 높은 수준이었고요. '바이 더 딥'이라고 불리는 저가 매수 움직임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름입니다. 바이 더 딥은 보통 앞으로 상승장을 예상했을 때 나오는 투자 전략인데요. 하지만 아직 시장이 저점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흔히 공포 지수로 불리는 S&P 500 변동성 지수, VIX 지수는 어제 급락에도 30선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셔야겠습니다. 그러니까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아직 완전한 공포 상태에 도달하지는 않았고요. 대체로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주식 시장이 상승 마감했었다는 점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그러니까 아직 4분기 증시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투자자들도 꽤 될 것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래도 월가에서는 아직 바닥론에 대한 확신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폴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에릭 스터너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철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연착륙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은 투자자이자 소비자들이 느낄 고통이 더 많다"고 분석했고요.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도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은 모자를 꼭 붙들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 모자를 잡고 있어야 모자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출렁이는 시장에 대비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잠재적인 불안 요인도 살펴볼까요, 현지시간 이번주 금요일 노사 협상 기한을 앞두고 미국의 철도 노조가 실력 행사에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말씀하신대로 미국 철도 노조의 협상 기한이 오는 16일입니다.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현지시간으로 오늘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6개 철도 노조 관계자들이 회담에 돌입했고, 회담 결과가 모두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조금 전 협상 중인 철도 노조 한 곳이 결국 협상 결렬 선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는 점 살펴볼 부분입니다. 그래도 오는 29일까지는 파업 행동에 들어가지는 않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도 파업 가능성이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숫자로 좀 자세히 살펴보면요. 미국에서 철도는 화물 운송의 25% 이상을 차지합니다. 미국 철도협회에 따르면 철도 노조가 완전 파업에 들어갈 경우 하루에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미국 경제에 발생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화물 열차들이 멈추게 되면 당연히 공급망 문제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문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파업이 발생할 경우에 이를 대체하려면 미국 전역에 46만7천 대의 트럭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통계도 있는데, 이것은 철도가 멈추면 이를 트럭 등 다른 운송수단으로 완전히 대체시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임을 뜻합니다.
현재 협상 시한을 앞두고 일부 노조에서는 화학물질과 같은 독성물질 운송을 거부하고 있고요. 미국의 철도여객공사 암트랙은 조금 전 장거리 열차 노선을 내일부터 중단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노조가 철도 유지보수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장거리 노선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사실 미국은 그동안 공급망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해왔었거든요. 뉴욕 연방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1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었고, 지난 1월만 해도 100척이 넘는 선박이 화물을 나르지 못해 정박해 있던 LA 항구도 현재 선적 대기 선박 수가 10척 정도로 감소하는 등 어느정도 상황이 나아져 왔었는데요. 미국이 노사 갈등으로 철도 봉쇄라는 또다른 공급망 문제에 직면할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