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한일 윈윈하자…DJ-오부치 선언 시절로 복귀해야"

제주포럼서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개회사…"돌 위에서도 3년" 일본 속담 인용
"양국 의회·전문가 한자리 고무적…1년전 상상 어려운 광경"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한일 양국이 올바른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양국이 처한 엄중한 상황에 대해 성찰하고 '윈윈'하는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한 한일의원특별세션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동북아를 비롯한 국제 정세와 관련해 "미·중 간의 대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으로 국제정세가 꽁꽁 얼어붙고 전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 등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강대국들은 저마다 내셔널리즘(nationalism·국가주의)과 자국 실리추구에 여념이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이제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적 불안 요소로 다가오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북한 김정은은 며칠 전 핵보유국을 법제화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핵 선제공격을 공언했다"며 "한일 양국 안보의 큰 틀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비전과 실행력이 절실하다"며 "어느 한쪽에 해법을 마련하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일 양국 의회 및 정치권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24년 전 김대중(DJ)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21세기 한·일 새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며 "한일관계를 그 시절로 시급하게 복귀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998년 10월 당시 김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불리는 한일 양국 두 정상의 공동선언에는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과 함께 오부치 총리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 위원장은 "'이시노 우에니모 산넨(돌 위에서도 3년)'이라는 일본 속담을 인용하면서 "돌 위에서도 3년 동안 앉아 있으면 결국 돌이 따뜻해진다는 이야기이다. 힘을 모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어 가 보겠다"고 다짐했다.

정 위원장은 개회사를 시작하면서 "양국의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장이 마련된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라고 언급, 전임 정부 시절 양국관계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