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생에너지 공급량, OECD 평균 4분의 1 수준" [정지은의 산업노트]

삼성,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선언 배경
재생에너지 전환 어려운 10개국
태양광 발전단가 미국·중국보다 비싸
삼성 "2030년까지 7조 투자…환경경영 강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연못이 조성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개발 및 전환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中보다 뒤처진 재생에너지 전환

삼성전자가 15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선언한 것은 한국의 열악한 재생에너지 공급 실태에 심각성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5%다. 총 발전량 577TWh 중 재생에너지는 43TWh로 집계됐다. OECD 평균(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RE100(재생에너지 100%) 2020’ 연례 보고서에선 재생에너지 전환이 어려운 10개국 중 하나로 한국을 꼽았다. ‘RE100 2021’ 연례 보고서에서도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외 RE100 가입 기업 53곳 중 절반이 넘는 27곳이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비싼 가격’을 꼽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석탄·원자력과 비슷하거나 낮은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전언이다.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kWh당 발전단가는 한국이 116원으로, 미국(48원)이나 중국(42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삼성, 新환경경영에 7조 투입

삼성전자는 이날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경영전략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 추진 △초절전 제품 개발 및 자원 재활용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 △탄소 포집 및 미세먼지 감축 등 4대 분야가 핵심이다. 삼성은 2030년까지 공정가스 저감과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 경영 과제에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15일 경기 화성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우선 2050년까지 직·간접 탄소 순 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전력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활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어느 한 기업이 앞장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공동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관련해 정책적 지원에 힘을 쏟고, 산업계는 효율성 높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및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삼성전자 측은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이해와 협조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