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떴다"…3년 만의 컴백에 구름관중 우르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R

3년간 무관중…직관 기회 없어
평일에도 1800명 넘게 찾아
박민지·홍정민 공동선두
15일 오전 11시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 1번홀(파5). 평소 갤러리가 많이 몰리는 시간이 아닌데 이날은 달랐다. 구름갤러리가 몰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 참가한 ‘메이저 퀸’ 전인지(28·사진)를 보기 위한 관중이었다.

전인지의 별명을 팬클럽 이름으로 사용한 ‘플라잉 덤보’ 회원들은 아기 코끼리 ‘덤보’를 표현하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꾸미고 나오기도 했다. 팬들은 기대 가득 찬 눈빛으로 전인지의 티샷을 기다렸다. 전인지가 힘찬 티샷을 날리자 “굿샷!”이라는 함성이 1번홀을 가득 채웠다.대회 운영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1821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평일인 목요일에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갤러리를 모은 일등공신은 역시 전인지였다. 그는 한국 여자골프에서 최고의 스타성을 지닌 선수로 꼽힌다. 국내 투어에서 활동할 당시 출전 대회마다 구름 관중을 끌고 다녔다.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현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로 유명하다. 코로나19 이전 해외여행이 자유롭던 시절에는 ‘플라잉 덤보’ 회원들이 원정 응원을 갈 정도로 팬들과의 관계가 끈끈하다.

팬들이 필드에서 전인지의 경기를 직관한 것은 3년 만이다. 전인지가 지난 2년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미국 대회는 지난해부터 갤러리 입장이 허용됐지만 해외여행에 제약이 많아 단체 원정 응원도 중단됐다. ‘플라잉 덤보’의 한 회원은 “전인지 선수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게 3년 만”이라며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조직적인 응원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전인지의 티샷부터 두 번째 샷, 퍼트 순간까지 숨죽여 지켜보며 전인지를 응원했다. 이후 홀아웃할 때 한 팬이 “전인지!”라고 선창하면 다른 사람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마주한 전인지도 특유의 환한 미소를 선보이며 팬들과의 만남을 즐겼다. 홀아웃할 때마다 팬들을 향해 목례하고 하나하나 눈을 맞췄다. 1오버파를 치며 공동 12위(오후 5시 기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선두와는 4타 차다. 전반에 버디 1개, 보기 1개로 이븐파를 이어갔지만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러프 깊은 곳에 박히면서 1타를 더 잃은 채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올 시즌 3승을 달성한 KLPGA투어 강자 박민지(24)와 홍정민(20)이 2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