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브레이크 건 정부

외환당국 시장 전격 개입
7억弗 규모 매도 추정

추경호 "넋 놓고 있을수 없다"
개입 후 6원 '뚝'
외환당국이 15일 원·달러 환율 1400원 선이 위협받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동시에 외환시장에서 7억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넋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환율 급등세를 수수방관하는 듯하던 정부가 모처럼 다각도로 환율을 방어한 것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전 오른 1391원에 출발해 오후 1시 이후 1397원90전까지 뛰었다.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넘보자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대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은 환율이 달러당 1350원을 위협하던 지난달 23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올해 들어선 다섯 번째다.이후 환율은 40분도 안 돼 달러당 1391원까지 밀렸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6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엔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7억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 거래대금(약 87억달러)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장에선 정부가 모처럼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거래가 뜸한 점심시간에 대규모 달러 매도를 통해 환율을 끌어내린 ‘도시락 폭탄’ 전략을 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추 부총리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쪽으로 과도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심리가 확산하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평소보다 강한 발언이다.

강(强)달러 여파로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 개입이 환율 급등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율은 정부 개입에도 2원80전 오른 1393원70전에 마감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고물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조치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주요 지표와 시장 상황을 선제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조미현/좌동욱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