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역무원 살해범, 이미 징역 9년 구형…선고 전날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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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계획 범죄로 추정…단서 확보 나서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 역무원을 살해한 전모(31)씨가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을 구형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해당 혐의로 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피해자를 살해했다.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도 신청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직원인 전씨는 올 2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6월에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이날 열릴 예정이었지만 피해자가 숨지면서 이달 29일로 미뤄졌다.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2년 가까이 스토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장시간 고통을 겪다 지난해 10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고소했다. 올 1월에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전씨의 스토킹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를 협박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전씨가 선고 공판을 앞두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전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범죄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위생모'를 착용한 점 등도 고려됐다. 실제 전씨는 전날 오후 9시께 범행을 앞두고 1시간 10분가량 신당역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 뒤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전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그의 계획범죄를 입증할 추가 단서들을 찾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