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은 얼굴마담"…선입견 깬 과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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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장관, 디테일 직접 챙겨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의 ‘작명 센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장관이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명, 슬로건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직접 내고 있어서다. 이 장관이 교수 출신에게 흔히 붙는 ‘얼굴마담’이란 선입견을 지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능사다리 등 정책 이름 짓고
교육부에 계약정원제 제안도
1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의 ‘재능사다리’ 정책은 이 장관의 작품이다. 정부 지원 사업 간 연계를 통해 디지털 인재가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받게 한 것이 정책의 골자다.이 장관은 과기정통부 내부 회의에서 정책의 세부 내용은 물론이고 명칭까지 직접 제시했다.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반도체 전공)로 재직하며 다양한 배경의 제자들과 소통한 게 밑바탕이 됐다. 이 장관은 ‘국내 최고 수준의 공학 인재라도 물리, 수학 등 개별 학문에 대한 재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수 시절 이 장관은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수업을 듣고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들을 모아보면 재능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재능사다리의 논리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인재들에게 다양한 지원 사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놔줘야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관련 학과의 정원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계약정원제’도 구상했다. 그가 학교에 근무할 때 “반도체 전공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한 학과 정원을 늘린 만큼 다른 학과생은 덜 받아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정원을 ‘한시적’으로 추가해 운영하는 제도를 교육부에 제안해 ‘OK’ 사인을 받았다.
대통령의 반도체 교사로 불리는 이 장관은 이번 주말 반도체산업의 본고장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다. 현지 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을 만나 정책 아이디어 등을 들을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