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다가왔지만…"6개월 뒤엔 코로나 종식"

정기석 감염병대응 자문위원장
"일상 대응체계 전환 논의 등
지금부터 출구전략 준비해야"

국산백신, 3~4차도 접종 가능
전국에 독감예방주의보 발령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사실상 현실화된 셈이다. 하지만 6개월 뒤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종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논의할 시점”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제 코로나19 비상 대응체계에서 일상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 전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제언했다.정 단장은 “앞으로 6개월 뒤에는 세계적으로 팬데믹 종식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만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금부터 팬데믹 종식에 대비해 코로나 방역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6개월 정도 지나면 세계 교역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며 “여러 자문위에 있는 전문가 등과 함께 방역상황을 살피면서 의견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외 방역 완화 움직임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정 단장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이미 코로나19 방역을 일상 체계로 전환하는 조치가 이뤄졌다”며 “이들 나라는 방역 완화 이후에도 확진자 수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유행 없이 잘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련, 정 단장은 “가장 눈에 띄고 불편한 실내 마스크 착용은 우리만큼 강하게 하는 나라가 별로 없다”며 “우리도 확진자와 치명률 추이를 봤을 때 일상적 대응체계 전환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시기를 본격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4%로, 코로나19 초기 2.1%의 50분의 1로 줄었다.

○국산 코로나 백신, 3·4차 접종에도 사용

중대본은 그동안 1~2차 기본접종만 가능했던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범위를 3~4차 접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3~4차 접종은 오는 26일부터 시작하며, 당일 접종은 19일부터 가능하다. 지난 5일 접종을 시작한 스카이코비원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전통적인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분율이 1000명당 5.1명으로 유행 기준인 4.9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주의보 발령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으로 만 2주 이상 신생아를 포함한 9세 이하, 임신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환자는 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의 요양급여가 인정된다. 독감 국가예방접종은 21일부터 시작한다. 무료 접종 지원 대상은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총 1216만 명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