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간부기강 다잡기 "허리띠 풀지 말고 더 많은 일 하라"

핵 원로 故박송봉 모범사례로 들며 충성 촉구
북한은 17일 간부들을 향해 현상 유지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고군분투하면서 최고지도자에게 충성하라고 다그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일군(간부)의 충실성은 어제날의 공적보다 오늘의 사업실적으로 평가된다' 제하 기사에서 "한때 일 잘하기로 소문도 나고 평가도 받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지지부진하는 일군들도 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신문은 "어제날의 공적을 가지고 대우나 바라고 그것을 등 대고 적당히 자리지킴, 현상 유지나 하는 것은 참된 일군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실적이 악화하는 것은 '당을 받드는 마음'에 흑심과 변심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범적인 간부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당시 핵무기 제조에 관여했던 고(故) 박송봉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꼽았다. 항일 빨치산의 후손으로 1932년생인 박송봉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과학교육부, 선전선동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1986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발탁된 이후 군수공업은 물론 원자력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관장한 핵심 인물이다.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은 그는 1985년과 1992년 두 차례 '김일성 훈장'을 받았는데, 2001년 사망한 뒤에도 관영매체들은 종종 그를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의 교본으로 소개하고 있다.

노동신문에 언급된 건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신문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생전에 가장 아끼고 사랑하시며 내세워주시던 박송봉 동지"라며 "생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변함없는 충신, 오늘 우리 당에는 바로 이런 일군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일군들에 대한 당의 평가에는 해놓은 일에 만족을 느끼며 허리띠를 풀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일을 하기 바라는 기대가 어려있다"며 "이전의 공적을 보신의 수단으로 삼고 적당히 살아가게 되면 나중에는 수령의 믿음을 저버리는 배신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고 경계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또 "특히 직급이 올라갈수록, 당의 믿음이 커갈수록 무거운 책임 의식을 안고 바늘방석에 앉은 심정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스스로 요구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를 쥐어짜는 상황에서 간부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당과 주민에 대한 배신인 '부정부패'를 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