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얼굴 들어간 그림부터 굴삭기까지…우승자들 '이색 전리품'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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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 우승을 확정한 박민지(24)가 그린으로 성큼성큼 걸어오자 그린 근처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박재광 작가의 손이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영상이나 현장, 머릿속 장면을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그리는 '라이브드로잉' 전문 작가. 박민지의 우승이 확정되자 박민지의 얼굴과 함께 작품이 완성됐다. 그림을 손에 든 박민지는 "우승 후 받아본 부상 중에 가장 인상 깊었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를 지켜본 박세리 SBS골프 해설위원은 "작가님의 연락처를 받아가고 싶다"며 부러워했다.
프로골프투어 시장이 팽창하면서 투어별로 연간 수십개의 골프 대회들이 쏟아지자 남들과는 '독특한 부상'을 내걸며 차별화에 나서는 스폰서들이 늘고 있다. 이번 라이브드로잉을 기획한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스폰서 로고가 들어간 라이브드로잉이 대회 중계 중간 중간에 자연스레 노출이 되면서 평소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봤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며 "부상을 받은 박민지 선수도 크게 만족해 '일석이조'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KLPGA투어 유일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매치플레이도 우승자에게 이색 전리품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 열린 이 대회 우승자 홍정민(20)은 커피를 타주는 '바리스타 로봇' '닥터프레소'를 부상으로 받았다. 닥터프레소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가 제작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우승자를 통해 자연스레 자사 제품까지 홍보한 것. 이 대회는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우승자에게 굴삭기를 제공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최 측은 우승자를 배려해 굴삭기를 원하지 않으면 '현금화'해 주는 옵션을 제공했다. 2018년 우승자 박인비(34)는 굴삭기를 수령한 뒤 할아버지에게 선물했다.
우승상금보다 부상이 큰 대회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열린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을 주최한 문영건설은 당시 13번홀 홀인원 상품으로 서울 구로동 소재 1억3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내걸었다. 우승상금이 1억원이었으니, 우승상금보다 부상이 더 컸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정예나(33)는 이 홀에서 홀인원을 성공하며 오피스텔을 가져갔다.
미국에선 전리품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내건 대회도 있었다.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미국 여자 골프 미니투어 '캑터스 투어'는 11차전 우승자 새라 버냄(미국)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선물했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해 위기감이 조성된 미국에선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 두루마리 휴지가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프로골프투어 시장이 팽창하면서 투어별로 연간 수십개의 골프 대회들이 쏟아지자 남들과는 '독특한 부상'을 내걸며 차별화에 나서는 스폰서들이 늘고 있다. 이번 라이브드로잉을 기획한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스폰서 로고가 들어간 라이브드로잉이 대회 중계 중간 중간에 자연스레 노출이 되면서 평소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봤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며 "부상을 받은 박민지 선수도 크게 만족해 '일석이조'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KLPGA투어 유일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매치플레이도 우승자에게 이색 전리품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 열린 이 대회 우승자 홍정민(20)은 커피를 타주는 '바리스타 로봇' '닥터프레소'를 부상으로 받았다. 닥터프레소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가 제작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우승자를 통해 자연스레 자사 제품까지 홍보한 것. 이 대회는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우승자에게 굴삭기를 제공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최 측은 우승자를 배려해 굴삭기를 원하지 않으면 '현금화'해 주는 옵션을 제공했다. 2018년 우승자 박인비(34)는 굴삭기를 수령한 뒤 할아버지에게 선물했다.
우승상금보다 부상이 큰 대회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열린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을 주최한 문영건설은 당시 13번홀 홀인원 상품으로 서울 구로동 소재 1억3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내걸었다. 우승상금이 1억원이었으니, 우승상금보다 부상이 더 컸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정예나(33)는 이 홀에서 홀인원을 성공하며 오피스텔을 가져갔다.
미국에선 전리품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내건 대회도 있었다.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미국 여자 골프 미니투어 '캑터스 투어'는 11차전 우승자 새라 버냄(미국)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선물했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해 위기감이 조성된 미국에선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 두루마리 휴지가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