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토종 OTT 왓챠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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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사업 확장 포석국내 최대 도서기업인 교보문고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왓챠 인수를 추진한다.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왓챠 점유율 10위 밖으로 밀려
몸값 1000억배 수준으로 떨어져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국내 회계법인을 통해 왓챠 인수 및 투자를 위한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다.
교보문고가 왓챠 인수를 추진하는 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1980년 설립된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매장 40여 개를 보유한 국내 최대 도서기업이다. 그러나 아마존 등 전자책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온라인 중심 웹툰·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교보문고는 변화가 필요했다. 뒤늦게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고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교보문고가 왓챠를 인수하면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확보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웹툰과 웹소설을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로 자체 제작할 수 있게 되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웹툰과 웹소설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까지 한꺼번에 즐기는 구독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인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왓챠는 최근 몇 년간 대기업 및 글로벌 OTT 등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올해 들어 외부 투자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결국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왓챠는 웨이브(SK텔레콤) 티빙(CJ ENM) 시즌(KT)과 콘텐츠 기업인 리디북스 등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가격 차, 재무구조 등을 이유로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때 기업가치 4000억원 수준에 거론되던 왓챠의 몸값은 1000억배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왓챠는 OTT 시장 점유율이 10위 밖으로 떨어지는 등 독자 생존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교보문고가 인수하더라도 영상 관련 사업 경험이 없어 회사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