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이어 아르메니아行…"아제르바이잔, 끔찍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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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명 사망한 교전 책임 물어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아르메니아와 충돌한 아제르바이잔을 향해 ‘끔찍한 공격’을 했다고 규탄했다.
"美선거 앞두고 정치적 행보" 분석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 대표단과 함께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발생한 교전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펠로시 의장은 교전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가 아르메니아 영토라고 주장하며 “아제르바이잔이 불법적이고 끔찍한 공격을 저질렀다. 미국은 그러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전이 아제르바이잔에 의해 촉발됐다면서 공격의 순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12∼14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교전이 발생해 양측에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15일 양국이 휴전협정을 맺으면서 현재 무력 충돌은 멈춘 상태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교전을 두고 민주주의와 독재 국가 사이의 투쟁이라며 아르메니아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주주의 발전과 주권, 영토 보전에 관심이 있으며 아르메니아를 돕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아제르바이잔은 이날 펠로시 의장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성명에서 “펠로시 의장은 친아르메니아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그의 근거 없고 공정하지 못한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펠로시 의장은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아르메니아를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펠로시 의장의 아르메니아 방문을 두고 8월 대만 방문에 이어 미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분석했다.
각각 옛 소련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2020년 9월 오랜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전쟁을 벌였다. 양측 교전으로 약 6600명이 사망한 끝에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하지만 사실상 아제르바이잔의 완승으로 전쟁이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