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사라졌다"…핀테크 자금 빙하기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 '꽁꽁'
업계, 감원 등 허리띠 졸라매기
창업 3년차인 핀테크 업체 A사는 올해 목표한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이 회사가 시리즈A 투자를 받을 때만 해도 참여하고 싶다는 투자자가 줄을 섰지만 올 들어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A사 대표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아직도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연말까지 투자를 못 받으면 신규 채용은커녕 지금 있는 직원들도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지난 2년간 대호황을 누린 핀테크업계에 최근 칼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금리가 치솟자 투자자들이 몸 사리기에 들어가면서 핀테크로 흐르는 돈줄도 빠르게 말라붙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그동안 통 큰 투자를 받고 급성장한 핀테크 기업들의 몸값에 거품이 지나치게 낀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자금난에 빠진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채용부터 직원 복지, 출장까지 줄이며 전방위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거나 유니콘 등극을 넘보던 핀테크 기업도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가 하면 투자 대신 대출에 손을 벌리는 사례도 나왔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핀테크는 특히 호황이었던 만큼 겨울이 더욱 혹독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 가치가 정상화하고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핀테크 스타트업에 들어간 투자액은 204억달러(약 28조4000억원)로 1년 전(376억달러)보다 46% 급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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