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참석한 윤 대통령 "여왕은 자유·평화 수호자…동시대 함께해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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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같은 14번째 줄 앉아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國葬) 미사에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김 여사는 망사포가 달린 모자를 썼다.
조문록엔 "한국도 영원히 기억"
성당에는 찰스 3세 국왕과 영국 왕족, 영연방 총독들 뒤로 각국 정상 250여 명이 빼곡히 앉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앞에서 14번째 열에 배정됐다. 같은 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두 열 앞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자리했다.윤 대통령 부부는 1시간가량 진행된 장례를 차분히 지켜봤다. 현지 방송 생중계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정상급 인사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찬송을 부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장례식 미사가 끝난 뒤 영국 정부가 마련한 조문록에 조사(弔詞)를 남겼다. 조문록엔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힘써오신 여왕님과 동시대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여왕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썼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용사인 빅터 스위프트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장을 만나 감사포장을 수여했다.윤 대통령 부부는 장례식 전날엔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가 주관한 리셉션에 참석해 엘리자베스 2세를 향한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각국 정상과 왕족 등을 제한적으로 초청한 행사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에게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서 항상 헌신하신 여왕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또한 이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고 위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찰스 3세는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찰스 3세 주최 만찬에 앞서 고인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애도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교통 통제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계획을 취소했다. 국내 야권 등에서 ‘다른 정상들은 도보를 통해 조문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김 수석은 현지 브리핑을 열고 “이른 오후(오후 2~3시) 이전 도착한 정상들은 조문할 수 있었지만, 이후 도착한 정상들은 조문록을 작성하는 게 좋겠다는 (왕실 측) 안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런던=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