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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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가 본 해외시장 트렌드최근 미국 신문을 들여다보면 산업과 외교, 안보 관련 이슈가 모두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한 중국의 보복성 무역 조치, 미국 주도의 반도체 협의체인 칩4 예비회의 참석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무역 관련 조치를 외교·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 정세·안보 차원까지 고려
글로벌 공급망 문제 접근을
美와 강력한 파트너십 필요
지금까지 기업들은 원가 절감 관점에서 공급망이라는 개념에 접근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제조원가 최소화를 우선 고려해 생산 거점을 정하고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접하는 공급망의 의미는 과거와 다르다.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그로 인한 손해를 기업이 떠안는 경험을 했다. 단순히 생산단가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결국 기업은 국제 정세 및 안보 차원까지 고려해 공급망을 관리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정책으로 돌파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협력이 필요한 나라다. 최근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을 시작으로 SK의 반도체 제조시설과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 건설, LG의 배터리 공장 증설까지 4대 그룹의 대미 투자금액만 700억달러에 육박한다. 경제·기술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을 상징하는 것이다. 오랜 파트너인 미국을 신뢰와 안정이 강조되는 글로벌 공급망 시대의 새로운 투자처, 경제와 안보 이슈를 공유하는 강력한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KOTRA에서 발간한 ‘미국 프렌드쇼어링 정책 심층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동맹국과의 핵심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뜻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추진을 위해 지정학, 공급망, 산업 육성, 무역·투자 규제 등 가용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기조에 맞춰 양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구축의 황금기를 놓치면 안 될 것이다.KOTRA 북미지역본부는 대미 투자를 고려하는 국내 기업 지원과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기업의 투자가 지속 확대되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에 애틀랜타무역관을 개설했다. 또 지역별 무역관의 주요 산업을 선정해 미래차, 반도체, 항공우주, 소비재, 스타트업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뉴욕무역관은 ‘K라이프스타일(K-lifestyle)’이라는 대규모 소비재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콘텐츠의 성공과 K팝의 지속적인 인기로 음식과 화장품뿐 아니라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KOTRA에서 추진하는 ‘수출 더하기’ 사업에 K라이프스타일을 포함해 K뷰티, K식품, K생활소품 등을 전시하고, 샘플 옆에 QR코드를 배치해 현장에서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출직결형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 9월 30일 개최되는 ‘K라이프스타일’ 소비재 행사가 국내 소비재의 미국 시장 진로를 활짝 열어줄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