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투자자들, 한국 사모시장에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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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체자산 분석기관“한국 사모시장은 굉장히 매력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 비중이 다른 나라들은 크지 않지만 한국에선 사모시장의 39.3%가 바이아웃일 정도로 시장이 성숙했습니다.”
'2022 프레킨 서울이벤트'
한국 시장 230조…매력적 성장
'경영권 인수' 딜이 39%나 차지
가업승계 애로 등이 주요 원인
글로벌 경제엔 악재 수두룩
실물자산 부동산은 인기 여전
ESG 관련 투자는 늘어날 것
글로벌 대체자산 데이터 분석기관인 프레킨은 최근 국내외 대체자산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발표했다. 프레킨 리서치의 캐머런 조이스 SVP는 “한국 시장의 성숙도, 안정성 면에서 한국을 관심 있게 보는 글로벌 투자자가 많아졌다”며 “특히 북미지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향후 5년 동안 여전히 벤처캐피털(VC) 부문이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시장은 성숙 단계”
2003년 설립된 프레킨은 대체자산 관련 데이터, 통계, 전망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로, 전 세계 15곳에서 20만 명의 대체자산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프레킨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사모자본 총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기준 1710억달러(약 230조6700억원)로 2019년 말보다 67% 늘었다. 전년보다는 27% 증가했다. 특히 바이아웃 딜은 지난해 1년 동안 160억달러 이상 규모가 성사됐고 올해는 7월까지 120억달러어치가 거래됐다.바이아웃 딜이 사모자산 전체 AU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39%에 달하는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13%)의 3배가 넘는다. 국내 중소기업 오너들의 가업승계 어려움, 핵심 성장동력에 주력하려는 자산가들의 손바뀜 등이 바이아웃 딜이 많은 원인이라고 프레킨은 분석했다.
글로벌로는 ‘퍼펙트 스톰’(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경제위기가 초래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과 물류 대란, 전쟁, 스태그플레이션 등 악재가 여전히 많다고 본 것이다. 조이스 SVP는 “사모 주식의 경우 고금리로 기업들의 마진이 낮아져 밸류에이션 하락 영향을 받을 테지만 부동산은 실물자산으로서 여전히 인기가 있고 장기적으론 성장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인프라는 올해까지 가파르게 성장했고 총 53개 펀드레이징이 마감됐다”며 “프라이빗에쿼티(PE)가 18조달러로 여전히 큰 규모지만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건 VC고 천연자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ESG 투자 기회 많아질 것”
어느 자산군이 현재 고평가 또는 저평가돼 있는지에 대해 프레킨은 “80% 넘는 기관투자가(LP)가 VC가 오버밸류(고평가)라고 응답했고 상대적으로 적정가라고 평가한 건 사모대출 부문”이라며 “VC가 여전히 성장하긴 하겠지만 너무 고평가돼 있어 향후 1년간 흐름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현재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의 악재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언제쯤 회복할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올해 말까지 투자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이스 SVP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대부분이 거시경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며 “반면 주식시장은 이 같은 불안심리를 일찍 반영하기 때문에 사모펀드(PEF)나 VC의 투자환경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의 경우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투자자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펀드레이징에 대해 조이스 SVP는 “2020년 후반부터 2021년까지 나라별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뚜렷하게 투자시장에 나타났다”며 “올해 상반기엔 주춤했지만 그래도 2020년보단 나은 상황이고 장기적으론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ESG를 적극 고려해 투자 전략에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기관투자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조이스 SVP는 “자산군이 가진 민감성, 지역별 전략과 경기성장 둔화에 따른 영향 등을 모두 고려해 배분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