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입 급증한 중국…가격이 싸서? 위기 대비 식량 비축?

중국이 올해 쌀 수입을 크게 늘렸다. 중국 전문가들은 다른 곡물보다 가격이 싸 수입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글로벌 식량난과 전쟁 등에 대비해 곡물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중국의 쌀 수입량은 456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5% 급증했다. 7월 한 달 동안 49만9000t으로 73.7%, 8월 48만t으로 34.8% 늘었다.리궈싱 중국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밀 등 다른 곡물에 비해 쌀 생산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싸 수입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평균 쌀 수입 가격은 t당 400.9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8% 내렸다.

농업 전문지 중화량망의 자오산웨이 편집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의 쌀 수입은 올 1월부터 늘어났다는 점에서 올해 봄부터 시작된 가뭄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리 선임연구원도 "중국 벼농사의 중심은 가뭄 피해가 적은 동북 지역"이라며 식량 위기 때문에 쌀 수입을 늘린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입 쌀은 최근 수요가 늘어난 가축 사료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식량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통계상 식량(쌀·밀·콩 등) 수입은 1억6564만t, 748억달러로 수량으로는 15.3%, 금액으로는 47.1%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식량 자급률은 2020년 82.6%에서 2021년 80.6%로 떨어졌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자급률 80%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다.중국의 자국 내 식량 생산량도 지난해 소폭이지만 2%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과 수입을 합한 공급량은 8억1212만t에서 8억4739만t으로 4.3% 늘었다. 인구가 14억명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식량 공급량이 늘어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글로벌 식량 위기, 대만과의 전쟁 등에 대비한 조치라는 진단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