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딱 맞는 골프 클럽 찾아라…주말골퍼에 더 필요한 '피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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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고객 2명 중 1명 피팅 받았다”
피팅은 골퍼의 구질, 스윙스피드 등의 데이터에 맞춰 적절한 클럽 스펙을 찾는 과정이다. 근력에 맞지 않는 클럽헤드와 샤프트 강도의 클럽을 쓴다면 잠재력에 미치지 못하는 거리가 나오거나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아직도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가 기성품을 시타해보며 손맛 등 자신의 감각에 기대 클럽을 선택한다. 피팅은 프로선수들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아직 강한 탓이다. 하지만 골퍼 개개인의 신체조건과 능력에 맞춘 ‘커스텀 클럽’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타이틀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드라이버의 50%, 아이언은 40%가 커스텀 클럽이었다. 타이틀리스트의 드라이버를 구매한 고객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의 스윙스타일과 신체조건에 최적화된 클럽을 산 셈이다.피팅, ‘장비빨’ 필요한 아마추어에게 더 필요
피팅에는 구력과 실력이 무관하다. 피팅 서비스 스타트업 젠핏X의 손호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마추어들이 스윙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클럽으로 미스샷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프로들은 오히려 클럽을 미세조정하는 수준으로 피팅하지만 아마추어들은 보완할 점이 많기에 피팅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고 필수적이라는 얘기다.피팅 서비스는 골퍼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한다. 클럽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피터가 골퍼의 평소 고민(비거리, 정확성, 구질 등)을 파악하고 피팅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이후 골퍼는 원래의 스윙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피터가 개선 방향과 피팅 포인트 등을 잡는다.헤드 디자인을 정하고 골퍼의 스윙 스타일과 탄도에 맞춰 로프트 각도를 잡은 뒤 론치모니터를 통해 파악한 볼 스피드, 런치 각, 스핀양을 바탕으로 샤프트를 결정한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헤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무게추를 이용하기도 한다.
브랜드 피팅서비스, AI 피팅 등 다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피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나왔다. 젠핏X는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출신인 손 CTO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21년부터 각 클럽의 헤드와 샤프트 유연성에 따른 기능을 로봇으로 실측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조합한 2만4000여 개의 선택지를 만들었다.이를 바탕으로 골퍼의 스윙에 대한 데이터를 뽑으면 그에 맞춘 최적의 클럽 조합을 찾아준다. 스핀양, 구질, 헤드스피드 등 스윙에서 뽑아낸 사실을 바탕으로 헤드무게, 로프트 각도, 샤프트 강도와 길이 등 클럽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가장 적절하게 조합한다. 실내연습장 QED와 협업 중으로, 타이틀리스트·핑·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의 드라이버 헤드 총 16개에 최대 60종의 샤프트를 보유해 현장에서 골퍼에게 딱 맞는 클럽을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피팅 주기는 얼마나 될까? 김현준 아쿠쉬네트 코리아 마케팅팀장은 “건강검진을 1년마다 받는 것처럼 피팅도 1년 단위로 받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골퍼의 근력이 매해 바뀌고 스윙을 점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피팅 시 특별한 준비물은 없다. 다만 골프를 쳐본 사람이라면 사용 중인 클럽을 가져가면 더 정확한 분석을 받을 수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