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스크·도네츠크·헤르손 등 친러 세력, 러시아 합병 투표 강행 결정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로의 합병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러시아로의 합병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오는 23~27일 강행하기로 했다. DPR과 LPR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공화국이다.데니스 푸실린 DPR 대표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주민투표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가능한 한 빠르게 DPR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해달라”고 요청했다. DPR 의회도 주민투표를 실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상태다. 레오니트 파센치크 LPR 수장도 이날 의회를 통과한 주민투표 법안에 서명했다.

러시아가 관할지역의 95% 이상을 지배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헤르손도 친러시아 세력 주도로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했다. 헤르손은 러시아에 점령된 뒤 친러시아 세력의 주도로 군민청정이 설립된 상태다. 헤르손 군민청정은 지난 4월 말 DPR, LPR과 함께 헤르손 인민공화국을 건국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등으로 몇 차례 투표가 무산됐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이번 합병 시도를 반기는 분위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투표 결정에 대해 “현재 상황은 DPR과 LPR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고자 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뱌체슬라프 블로딘 러시아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들 지역의 러시아 합병 의사를 지지하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