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끌어올린 허츠의 '마법'…"GM엔 안통하네?"

허츠, GM 전기차 17만5000대 구매 계약 발표한 날
GM 주가는 전날보다 5.6% 하락 마감
최근 증시 상황, 포드 실적 부진이 원인
미국 렌트카기업 허츠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 17만500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공개된 뒤에도 GM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테슬라 시가총액이 단숨에 1조달러를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허츠는 20일(현지시간) GM의 쉐보레, 뷰익, GMC, 캐딜락 전기차를 최대 17만5000대 구매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GM은 내년 초 쉐비 볼트 전기차부터 허츠에 인도할 예정이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GM이 허츠와의 계약을 통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허츠는 2024년 말까지 보유한 차량의 25%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앞서 허츠는 스웨덴 전기차기업 폴스타와 6만5000대 구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허츠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GM의 전기차 전환 계획은 순풍을 맞았다. GM은 2023년 말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40만대, 2025년까지 100만대를 파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허츠와의 계약을 발표한 뒤 스티브 칼라일 GM 북미지역 사장은 GM 전기차를 허츠 렌터카로 경험해본 다음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뉴욕증시에서 GM 주가는 전날보다 5.63% 떨어진 39.06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 10만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테슬라에 일어났던 일과는 정 반대다. ‘허츠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25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2.66% 급등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번에 GM이 ‘허츠 효과’를 제대로 못 누린 건 증시 상황에 포드의 실적 부진까지 겹쳐서라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최근 뉴욕증시는 조정받고 있다. 포드가 부품 부족으로 3분기 말 차량 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4만~4만5000대일 것이라고 발표한 여파로 이날 포드 주가가 12.32% 하락 마감한 여파도 컸다. 다른 자동차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악재로 작용해서다. 이날 포드 주가 하락률은 2011년 이후 최대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