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최대…LNG '되팔이'도 늘어

중국이 자국 경기 둔화에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렸다. 싸게 수입한 액화천연가스(LNG)는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유럽에 다시 수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재시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의 지난 8월 러시아산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83억달러(약 11조5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8월 대비 68% 늘어난 금액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중국의 8월 대러시아 수입액의 83%가 에너지였다.

중국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려 왔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가 판로 확보에 나서자 중국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량 구매했다. 3~8월 6개월간 중국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액은 총 44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중국의 8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834만t으로, 지난해 8월보다 28% 늘었다. 석탄 수입량은 57% 늘어난 850만t으로 역대 최대였다. 액화천연가스(LNG)는 67만1000t으로 37% 증가했다.

천연가스 수출입은 파이프를 통한 육상 운송과 LNG 형태의 해상 운송으로 나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올 8월까지 파이프를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액은 23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중국은 국내 소비 천연가스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8월까지 전체 가스 수입량은 10.2% 감소한 7105만t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수경기 침체로 가스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가스 수입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LNG를 재수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LNG 수입국이 장기공급계약으로 싸게 산 LNG를 시장에 다시 파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자국 수요가 워낙 큰 중국이 LNG를 재수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옥스퍼드연구소는 지적했다.

중국은 8월까지 스페인·프랑스 등 유럽에 LNG 1억6400만달러어치를, 한국·일본·태국에 2억84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가 자국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CMP는 6~8월 중국의 LNG 수출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