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진료 기록 표준화되고 임상환자 찾기 쉬워진다"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표준화 플랫폼 출범
국내 병원에서 치료받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임상 기록을 표준화해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임상에 참여할 환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표준화해 공유할 수 있는 'TRR-DPK' 시스템을 출범했다고 21일 밝혔다. TRR-DPK는 ‘임상 대기 레지스트리(trial ready registry)’와 ‘치매환자 임상정보 플랫폼(dementia platform korea)’ 등 2가지 서비스로 구성됐다.

TRR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다. 현재까지 1000여명의 시료와 영상데이터를 확보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임상 목표에 따라 초기 및 경도에서부터 중증 환자까지 알맞은 환자를 선별해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2028년까지 1만명 규모의 등록을 기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부족한 임상 환자다. 미리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임상시험의 기간 및 성패를 좌우하는 환자 등록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DPK는 국내에서 진행한 모든 치매 연구과제의 메타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해외에는 알츠포럼(Alzforum), 글로벌 알츠하이머 플랫폼 등 주요 콘소시엄이 구성돼 있어 관련 정보를 연구자들이 쉽게 공유하고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TRR-DPK 구축에 참여한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김행준 전문위원은 “지금껏 치매 관련 연구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데이터의 비표준화 문제, 공유 체계의 부재에 따른 연구성과 제한 등의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은 “치매 연구자들이 표준화된 양질의 인체시료 및 임상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치매 연구 활성화는 물론, 치매 조기진단 및 근원적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TRR-DPK 시스템 중 DPK 시스템은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