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北, 더 나은 길 택한다면 대규모 투자 아끼지 않겠다"

구테흐스 유엔 총장과 면담

핵도발 감행시 단호 대응 당부
구테흐스 "尹 유엔 연설 감명
지금 당장 총장해도 손색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이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금융기구와 동북아(국가들)까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총장과 한 면담에서 “북한이 그동안 닫힌 문을 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그럼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추가 핵 도발을 감행할 때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총장께서 관심을 두고 지원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의 노력을 지지해준 데 대해 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유엔을 믿어도 된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선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면담에선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도 화제가 됐다. 구테흐스 총장은 “오늘 유엔총회 연설을 감명 깊게 들었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들어보니 지금 당장 유엔 사무총장을 해도 손색이 없다”고 덕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연설 직전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참전과 희생을 기린 마지막 발언을 직접 추가한 사실을 거론하며 “구테흐스 총장이 그전에 한 말씀이 다시 생각나 수정하고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건립부터 유엔 창립 시기와 거의 맥을 같이한다”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유엔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유엔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저는 국민을 대표해 이를 잊지 않고 있다”며 “유엔에서 세계 자유를 지키는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시내 한 연회장에서 만찬을 겸해 열린 동포 간담회에선 “동포들의 권익 신장과 안전을 위해 미 당국의 관심을 촉구할 것”이라며 “동포 여러분이 미국 사회에서 합당한 권리를 누리고 한인 동포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로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재외동포청은 제 대선 공약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어려움 없이 잘 통과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독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상회담은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약식 회담 등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뉴욕=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