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남편도 끌려갈 것"…러 시위대 분노에 '징역 15년' 협박

러시아 인권단체, 21일 시위대 1300명 이상 구금 추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예비군 30만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다는 부분 동원령을 발동하자 분노한 러시아인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시위 참석자 중 1300명 이상을 구금했고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를 인용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비롯한 최소 38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이날 늦은 저녁까지 1311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상황을 축소해 발표하는 한편 강경한 법적 처벌을 시사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경찰이 소규모 시위를 해산시켰으며 참가자 수는 매우 적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에서 허가받지 않은 시위는 불법 행위다. 이날 러시아 경찰은 시위를 조직하거나 참가할 경우 최대 15년형의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인들은 온라인에서 시위 참여를 서로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부분 동원령’(Partial Mobilization)에 서명했다. 부분 동원령에 따라 러시아 예비군 30만명이 징집된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민심을 우려하며 동원령을 꺼려 왔으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 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자 부분 동원령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러시아 반전단체 베스나는 러시아 예비군이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상황을 ‘고기 분쇄기’에 비유하며 “우리의 아버지, 형제, 남편이 끌려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