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외통위서 도마에…野 "외교적 대참사"

與 "대통령 외교중인 점 감안해야", 野 "사과성명이라도 내야"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비속어 논란'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전체회의는 '2022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 '2022년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요구 변경의 건'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열렸지만, 회의가 종료되기 직전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의 윤 대통령 논란 관련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위원장이 회의를 종료하려 하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윤 대통령이 막말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관련, 관련 상임위로서 우리라도 나서서 즉각적인 사과성명이라도 발표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걸어 나오며 수행하던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사람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이 의원은 "IRA법(인플레이션 감축법) 개정을 하려면 미국 의회의 협조가 필수불가결한데, 대통령이 막말하는 장면이 포착돼 보도가 되면서 미국 의회에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지사지로 만약 미국의 대통령이 우리 의원들을 욕하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겠나"라면서 "빨리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라고 보여지는 만큼, 상임위 차원에서라도 사과성명이라도 발표하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잠시 뒤 본회의가 있고 각 당이 현재 의원총회를 진행중이다.평소라면 현안질의 기회를 충분히 드렸지만 오늘은 사정을 이해해달라"면서 "제안에 대해서는 영상 내용이나 전후사정 등 사실관계 확인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인 만큼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여야 간사들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이 발언 후 회의를 종료하려 하자 이번에는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자료제출을 요청하며 회의 종료를 막아섰다.
윤 의원은 "외교적으로 대재앙이고 대참사"라며 "이 참사들에 대해 정부와 대통령실이 내놓는 해명이나 설명이 서로 다 안 맞는다"고 했다.그는 "이게 변명인지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고 하는 소린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윤 대통령을 수행중인 박 진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외교부 차관에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관련 자료와 한일 양국 정부 간 합의한 내용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 대체 무슨 얘긴지 명확한 워딩(발언내용)을 제출해달라"며 "(윤 대통령이)'그XXX'이라 했는데, 한국 국회를 얘기하는 건지 미국 국회를 얘기하는 건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도 제출해달라"고 덧붙였다.

회의 분위기가 격앙되자 윤 위원장은 재차 회의를 종료하려 했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며 "오늘은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된 내용만 처리를 하고, 지금 의총 중에 있고 오후에 본회의가 있기 때문에 질의를 중단하도록 운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 위원장이 외교부 차관을 향해 윤 의원이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고 차관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면서 회의가 종료되려 했지만, 위원석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민주당 위원들이 '뭔가 행동들이 있어야지, 이러다 사태를 더 악화할 수 있다' 등의 반발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종료가 미뤄졌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 위원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 대통령이 순방으로 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란 점을 감안해달라"며 "의사진행 발언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정부 등에 확인한 후에 간사들과 상의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하도록 하겠다"고 하며 회의를 종료했다.DJ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