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회장 "증권업 최고 자산은 사람"

20년째 캠퍼스 리크루팅
“(한국투자증권은) 일이 굉장히 힘든 곳입니다. 그 점을 각오하고 지원해주기 바랍니다.”

지난 2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경영관의 한 강의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사진)은 ‘한국투자증권 캠퍼스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작년 평균 인건비가 1인당 2억원가량이었다”며 “그런 임금을 받는 분들이 일을 헐렁하게 해서 되겠냐”고 했다.그는 오너 경영자 가운데선 이례적으로 매년 대학 캠퍼스 순회 채용설명회에 참석한다. 2003년부터 20년째 캠퍼스를 방문해 인재를 발굴해 왔다. 2020~2021년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생중계 채용설명회를 했지만 올해는 3년 만에 대면 설명회를 재개했다. 김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연세대 한양대 고려대 서울대에서 직접 강연했다.

고려대 설명회는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 회장은 일방적인 강연보다는 취업준비생과의 질의응답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회장이 직접 채용설명회에 나선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증권업은 제조업처럼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 가장 중요한 자산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투증권만의 강점을 묻자 “사람을 소중히 오래 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어떤 지원자가 반드시 떨어지나’라는 질문에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꼽았다. 김 회장은 “금융회사의 최고 덕목은 신뢰”라며 “다른 조건이 좋아도 거짓말을 하면 무조건 떨어진다”고 말했다.한 취업준비생은 ‘경제·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도 증권사 취업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김 회장은 “선발 과정에서 학과를 보지 않는다”며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헝그리 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인재”라고 답했다. 미래 인재상을 묻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혁신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인재가 미래에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의 미래에 대한 질문도 여럿 나왔다. 김 회장은 “과거 브로커지리(위탁매매) 수익 중심의 증권사들이 ‘제로 수수료’를 내걸면서 더 이상 높은 수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주식이나 국내외 채권, 부동산 등 일반 고객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팔면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각화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고객과 회사 모두 만족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서치센터와 애널리스트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내 주식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의 분석이 필요하다”며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투자은행(IB) 분야에서도 리서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