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위원에 '국민노조' 김준용 유력…사회적 대화 '방향'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논의 등 사회적 대화를 주도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상임위원에는 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안팎에 따르면 민주노총 등의 불법행위 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해 온 김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김 사무총장도 민주노총에 대해 "약자 행세를 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노동귀족'이라며 맹공세를 퍼부었던 인사다. 노사관계전문가들은 "통상 온건 성향의 인사로 구성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의 인선 치고는 의외"라는 평가다.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은 1984년 구로공단 소재 대우어패럴에 노조를 설립했고, 이후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의 구속은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동맹파업으로 알려진 1985년 구로동맹파업의 시발점이 됐다. 김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의 사무차장을 맡기도 해 민주노총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후 "민주노총이 비노조 조합원들을 위한 근로조건 개선이 아닌 기득권 유지, 반 노동개혁에만 골몰한다"며 귀족 노조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대표적인 반민주노총 인사로 손꼽힌다. 특히 민주노총 집행부의 불법 파업 주도 등에 대해서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업을 공격하고,안보를 무너뜨리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하는 등 각을 세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사무총장은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의 권한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이관시켜, 전체 노동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비노조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김문수-김준용으로 경사노위가 구성될 경우 사회적 대화가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어차피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서 빠져 있는 상태라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되레 정부가 노동개혁에서 더 이상 노동계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한 인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는 경사노위 대신 새 사회적 기구를 설치해 노동개혁을 논의할 것인지 두고 '경사노위 패싱 논의'가 있었지만, 위원장 임명과 함께 '경사노위의 생명 연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고용노동부도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에서 임금시간 개편 등 당면한 현안을 논의한 이후, 경사노위에서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 주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장관급인 경사노위 위원장과 상임위원은 임기 2년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약 5년간 재임한 문성현 전 위원장과 배규식 상임위원이 지난 7월 사퇴하면서 2개월째 위원장과 상임위원 자리 모두 공석 상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