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K드라마 땡큐…지재권 무역수지, 만년 적자서 역대 최대로

2개 반기 연속 흑자 유지
"콘텐츠 수출 호조에 흑자 흐름 지속"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한 BTS /사진=빅히트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가수들과 오징어게임 등 K컨텐츠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국내 지식재산권(지재권) 무역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6월 지재권 무역수지 흑자는 3억7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되며, 종전 역대 최대치인 2019년 하반기(3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하반기(4000만달러)에 이어 2개 반기 연속 흑자를 유지한 것이다.

한은은 "산업재산권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O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활성화에 따라 국내 콘텐츠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문화예술저작권이 견실한 흑자 흐름을 지속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지재권 무역은 제품 생산 과정서 미국 등이 보유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만성적자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 저작권을 중심으로 흑자 폭이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산업재산권은 3억 7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억 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국내 대기업의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등 수출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저작권은 8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10억 4000만 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줄었다. 이 중 문화예술저작권의 흑자폭은 3억3000만 달러에서 3억8000만 달러로 늘었지만,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SW)의 경우 7억1000만 달러에서 4억9000만 달러로 줄었다.

문화예술저작권 가운데 음악·영상은 4억 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4억5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국내 기업의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상반기(3억 4000만 달러) 흑자 폭이 확대됐다. BTS 등을 통한 음악 뿐 아니라 한국 제작사가 만든 드라마가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팔리면서 발생한 흑자다. 오징어게임처럼 국내 기업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드라마는 지재권 흑자에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기관 형태별로 무역수지를 나눠 보면 국내 대기업은 24억달러 흑자를 내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 상표권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역시 흑자 폭이 지난해 5000만 달러에서 4억3000만 달러로 늘었다. 외국인 투자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24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6억달러 증가했다.

거래 상대방 나라별로는 중국(10억9000만 달러)과 베트남(11억2000만 달러) 등에서 흑자였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미국에 대해서는 5억6000만 달러, 2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