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내년 美물가 잡히겠지만 Fed 목표 2%는 달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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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급증한다는 보장 없어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이 내년에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고용 '두마리 토끼' 가능
마켓워치는 이날 옐런 장관이 애틀랜틱 매거진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내년에 반드시 물가가 떨어지겠지만 리스크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옐런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러시아는 원유와 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공급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미 중앙은행(Fed)은 분명히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고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미국엔 실업자 한 명당 2개의 일자리가 있는데 이 상황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고 있다”면서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임금 상승 압력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견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Fed가 노동시장 압력을 완화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실업률이 급증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길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내년 안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했다.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졌다는 확고한 증거를 보기 전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온 경기 전망에서 Fed는 내년 개인소비자지출(PCE)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2.8%로 잡았다. 올해 PCE 증가율 전망치인 5.4%의 절반 수준이다.옐런 장관의 예상처럼 내년에 미국 물가승상률이 2%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2%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대해선 “벌써 효과를 내고 있다”며 “러시아는 다른 원유 판매처를 찾으면서 중국과 인도에 상당한 할인을 해주고 있다”고 관련국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유럽의 동계 에너지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파장이 있기는 하겠지만 미국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을 과장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